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항복보다 죽음이 낫다"며 항전 의지를 보여온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이 공습에 따른 단전·단수에도 여전한 결의를 표명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이우 시민, 피난 원치 않아"…복서 출신 시장 항전 다짐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이끄는 클리치코 시장은 하루 전인 29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 작전은 다시 시민들을 유럽으로 피난 행렬에 나서게 하려는 의도에서 행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사람이 아무리 힘들어도 집에서 떠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피난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키이우시도 도시로부터 주민들을 대량 대피시킬 계획은 공식적으로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추위가 심해지는 가운데 에너지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일부 취약한 상황의 주민은 교외로 일시 이주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키이우에서는 러시아의 끊임없는 공습으로 정전이 이어지고 있으며 수도나 통신 등 다른 도시 기반시설의 서비스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최소 150명 이상의 주민이 숨졌고 주거 건물 350여채와 77곳의 교육시설, 26곳의 의료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클리치코 시장은 전했다.

그는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이우시 당국의 정전 사태 대응이 충분치 못하다며 비판한 것과 관련해 질문을 받자 정치적인 논쟁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다고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안에서 내분이 벌어지는 것보다 러시아를 행복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안에서부터 파괴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과거 헤비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복서 출신인 클리치코 시장은 2014년부터 키이우 시장으로 일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야당인 '개혁을 위한 우크라이나 민주동맹'(UDAR) 대표도 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