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밤 홀린 '아시아의 맛'…하루 140만弗 모은 뉴요커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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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모험가들
'제2회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 연
마이클 정·필립 림·사이먼 김
'제2회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 연
마이클 정·필립 림·사이먼 김
![마이클 정(왼쪽부터)·필립 림·사이먼 김이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에서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Taste of Asia)’ 행사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테이스트오브아시아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31419079.1.jpg)
지난달 28일 저녁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스퀘어공원. 한국식 갈비를 맛본 현지인들이 여기저기서 탄성을 내질렀다. 흥겨운 음악 소리와 함께 군침이 절로 도는 음식 냄새가 뉴욕의 가을 밤공기를 가득 채웠다. 이 공원은 뉴요커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식 공간 중 한 곳이다. 글로벌 인기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1호점도 이곳에 있다. 이날만큼은 아시아의 맛에 홀린 사람들의 특별한 파티장으로 변신했다.
이 행사는 올해 2회째를 맞은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Taste of Asia)’. 한국식 바비큐로 미쉐린을 받은 뉴욕의 인기 레스토랑인 꽃(cote stake house)의 사이먼 김 대표,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한 곳인 밀레니엄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정 부대표, 필립 림 디자이너가 손잡고 지난해 처음 개최한 이벤트다. ‘황인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침을 뱉고 욕설하거나 길거리에서 폭행하는 등 각종 혐오 범죄가 잇따르던 뉴욕에서 아시아인들이 주최자가 돼 만든 자리다. 마이클 정 부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미국 현지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가 급증해 많은 사람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아시아의 ‘맛’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알리고, 아시아인 혐오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힘을 모았다”고 했다.
![한국식 바비큐로 미쉐린을 받은 레스토랑 ‘꽃’의 부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31419133.1.jpg)
이날 행사엔 꽃을 비롯해 단지, 8282, 원조레스토랑, 나미노리 등 한식 레스토랑과 일식, 중식, 인디언, 타이, 싱가포르 레스토랑 등 뉴욕을 대표하는 아시안 레스토랑 40여 곳이 참여했다. 대부분 미쉐린 스타를 받거나 뉴욕에서 한두 달 전부터 예약하지 않으면 방문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한식 부스는 단연 인기였다. 상추에 싸 먹는 한국식 바비큐를 준비한 ‘꽃’의 부스에는 순식간에 긴 줄이 늘어섰다. 한인 셰프가 운영하는 김 마끼 레스토랑인 ‘나미노리’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미트볼을 넣은 퓨전 김치찌개, 인삼을 갈아 넣은 한국식 칵테일 등 다소 생소한 음식과 음료를 맛보려는 인파도 적지 않았다.
아시안의 맛과 뉴욕의 가을밤에 취한 참석자들은 음악에 몸을 맡긴 채 흥겹게 춤을 추기도 했다. 조너선 라미즈 씨는 “평소에 맛보기 힘든 아시안 요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어 매우 즐거웠고, 맛 또한 창의적이고 놀라웠다”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안 문화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었던 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식 찹쌀떡 모찌 아이스크림 레스토랑인 모치도키의 창립자는 “뉴욕 매장이 성황리에 운영돼 한국 시장에도 곧 진출을 앞두고 있다”며 “아시안 요리를 알리는 행사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Taste of Asia)’ 행사에서 뉴요커들이 다양한 아시아 음식을 맛보고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31431510.1.jpg)
하룻밤에 모인 140만달러의 기부금은 아시아계 미국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단체인 에이펙스 포 유스,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인 시티 하베스트 등에 전액 전해졌다. 주최 측은 앞으로 매년 가을 이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센도르 허 파트너는 “K팝이 전 세계적으로 한류를 만들고 한국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는 데 일조한 것처럼 K푸드가 그 뒤를 이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