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 악화가 원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임한다.

NHK는 28일 아베 총리가 "지병으로 국정에 지장을 주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며 사임 의향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교도통신 등 다른 일본 언론들도 아베 총리의 사임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총리관저에서 사임 이유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7년 반 넘게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다.

아베 총리의 사임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과 24일엔 도쿄 게이오대학에서 진료를 받았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임기 중 사임한 바 있다. 아베 총리 나이 17세에 발병한 궤양성 대장염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정한 난치병으로 일본에만 22만명의 환자가 있다. 증상이 악화하면 복통과 발열, 체중 감소 등을 일으키고 약으로 증상을 억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완치는 불가능하다.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이 흘러나온 건 지난 6월 말 부터다. 일본의 주간지인 '슈칸분슌(週刊文春)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7월6일 오전 11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만난 직후 집무실에서 구토를 했다. 이후 5시간20분간 총리 일정에 공백이 확인되는데 일정을 꽉 채워 소화하는 아베 총리에게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슈칸분슌은 평가했다 이튿날인 7일과 8일에도 일정에 3시간반과 8시간씩의 공백이 있어 이 시간 동안 진료를 받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평소 5분 전후 걸리던 총리 관저에서 사저까지 이동시간이 30분 이상 걸린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이 확산하면서 집권 자민당 내에선 양원(참의원·중의원) 총회를 통해 새로운 총재를 선출하는 대안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슈칸분슌은 보도했다. 자민당 내규에 따르면 당 총재가 임기 중 사퇴하면 참의원과 중의원, 당원이 모두 참여하는 투표로 새 총재를 선출하지만 긴급상황에서는 양원 총회만으로 후임자를 뽑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긴급상황이라는 이유를 들어 양원 총회만으로 신임 총재를 선출하면 대중적인 인기는 높지만 당내 세력이 약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후임에 뽑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자민당 관계자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시다 전 간사장에게만은 후임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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