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의 가방을 주목하라' 이번에 미국 금리결정 회의가 열린 26,27일 이틀간 일부 월가 전문가들의 눈은 엉뚱한 곳에 쏠려 있었다. 바로 그린스펀의 까만색 서류가방이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그린스펀의 가방이 금리인하 여부를 알려주는 '풍향계'라는 이유에서다. 일명 '서류가방 바로미터'다. 이 눈금을 읽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그린스펀의 서류가방이 두꺼우면 금리정책이 변한다는 신호다. 요즘처럼 경제가 침체 위기에 빠져있을 때 그린스펀이 두툼한 서류가방을 들고 회의장에 나타나면 틀림없이 '금리인하'가 단행된다. 가방이 두껍다는 것은 그만큼 그린스펀이 검토해야 할 통계자료가 많다는 얘기고,따라서 금리변동을 예고한다는 해석이다. 반대로 가방이 얇으면 금리 동결을 뜻한다. 논의하고 연구할 과제가 적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금리가 발표된 27일,그린스펀의 가방은 상당히 두꺼웠다. 결국 이번에도 금리인하가 단행됨으로써 '서류가방 바로미터'는 또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고 월가 호사가들은 농담섞인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