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낭보가 이어지면서 조선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주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조선업 호황으로 조선 기자재주들도 강세다. 수주 낭보에 조선주 ‘뱃고동’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ANARO Fn조선해운’은 6월 말 이후 지난 10일까지 9.4%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조선주 ETF인 ‘KODEX K-친환경선박액티브’도 같은 기간 8.4%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45%)을 앞섰다.개별 조선주로 보면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들어 지난 10일까지 주가가 37.4%, 현대미포조선은 10.6%, STX중공업은 64.9% 각각 올랐다. HD한국조선해양(2.49%), 한화오션(23.2%) 등 다른 주요 조선주들 역시 하반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이런 강세는 조선사들의 수주 낭보가 이어지거 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3일 아프리카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두 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수주 금액은 약 6790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19조7693억원을 수주해 연간 목표 20조3927억원의 96.9%를 달성했다.한화오션도 지난달 31일 LNG 운반선 한 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건조 계약 금액은 약 3300억원이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으로 체결한 건조 계약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17일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 3조9593억원어치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올해 수주 목표액(12조4260억원)의 66%를 잠정 달성했다.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 인도량(CGT) 대비 글로벌 조선사 수주 잔액은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전반에 걸쳐서 2026년까지 잔여 슬롯(건조공간)이 대부분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기자재주도 동반 상승새로 만든 선박의 가격인 신조선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조선주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28일 기준 172.4로 연초 이후 6.5% 상승했다. 조선업계가 초호황기였던 2008년 5월(191.5)과 비교하면 약 90% 수준에 달한 것이다.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준의 신조선가가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이라며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메탄올 D/F 추진선 발주 계획이 발표되면서 조선주 주가 상승 동력에 힘을 싣고 있다”고 했다.조선 기자재주도 수혜를 보고 있다. 선박용 디젤엔진 업체인 HSD엔진은 6월 말 이후 지난 10일까지 10.77% 상승했고, LNG운반선의 보랭재를 만드는 한국카본은 29.36% 뛰었다. 조선 블록·발전기 업체인 메디콕스도 같은 기간 34.5% 상승했다.전문가들은 수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조선 및 조선 기자재주의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LNG선 및 친환경 연료 추진선 등이 계속 발주되고 있어 기자재업체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선가가 오르는 가운데 2024년 탱커 발주가 본격화하면 실적 개선 사이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한국·말레이시아 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글로벌 탄소포집·활용(CCS) 프로젝트 연합군에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가세했다. SK에너지와 SK어스온,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등 셰퍼드CCS 프로젝트(Shepherd CCS Project) 참여사들은 한국석유공사, (주)한화, 에어리퀴드코리아, 쉘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고 8월 11일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한 업무협약(MOU)도 새롭게 갱신, 체결했다.셰퍼드 CCS 프로젝트는 국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 국내 허브(Hub)에 집결시킨 후 말레이시아로 이송·저장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아시아 국가 간의 CCS 허브 프로젝트로 밸류체인의 전주기에 대한 개발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최근 CCUS를 통한 국가 이산화탄소(CO2) 감축 목표가 2030년까지 1030만톤에서 1120만톤으로 늘어나는 등 CCUS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어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참여사들은 2022년 8월 사업개발에 대한 MOU를 맺고 타당성조사를 진행중이다. 국내 허브 부지와 말레이시아 탄소 저장소를 각각 1곳 이상 잠정 확정했다. 참여사들은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국내 허브 부지와 말레이시아 탄소저장소를 추가로 모색하고 사업 계획의 보완·강화를 통해 프로젝트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특히 이번 참여사의 확대로 기술력과 전문성이 강화되고 잠재 탄소포집원도 확보함으로써 사업 추진이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새로 합류한 기업들은 한국석유공사, (주)한화, 에어리퀴드코리아, 쉘 등으로 각 분야별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추진에 기여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내 개별 회사들과의 기존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해 협업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조선업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액화수소 운반선의 핵심인 화물창 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수소가 탄소중립 시대의 필수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며 각국에서 수소 운반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서다. 액화수소 화물창은 수소를 영하 250도로 액화해 부피를 줄인 뒤 선박에 보관하는 설비다.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GTT는 일본선급으로부터 지난 25일 대형 수소운반선용 화물창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받았다. AIP는 개발 초기 단계에 기술적합성, 안정성 등을 인정받는 절차다. 지난해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AIP를 받은 뒤, 기술을 또 인증받았다. AIP를 받은 이후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 1~2년이다. 다만 액화수소 화물창은 새로 개발하는 설비인 만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GTT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한국 조선사들로부터 LNG선 한 척당 매출의 5%를 수수료로 떼가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LNG 화물창 기술에선 GTT에 열세였지만, 미래 선박인 액화수소 운반선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GTT 의존도를 낮추면 수익성이 높아지는 데다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도 방벽, 보랭재 등 관련 부품을 제조할 수 있어 낙수 효과가 크다.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부터 미국선급협회, 유럽 산학연 14개 기관과 컨소시엄으로 대형 액화수소 화물창(16만㎥급)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27년 이 화물창을 상용화하기 위해 인증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중형 규모의 액화수소 화물창도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영국선급인 로이드로부터 액화수소 화물창에 대한 AIP를 받았다.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