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떡상하겠죠"…1년새 몸값 43% 뛴 '이 회사'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몸값이 에코프로에 밀릴 이유가 없는 거 같아요. 언젠가는 떡상하겠죠. "

LS그룹 지주회사인 ㈜LS 종목 게시판에는 에코프로와의 비교글이 종종 올라온다. 시가총액이 20조원에 육박하는 에코프로는 LS와 나란히 2차전지 관련 사업을 벌이는 데다 실적도 엇비슷하다. 하지만 몸값(시총) 격차는 상당하다.

2003년부터 2차전지 사업을 전개한 LS그룹은 2차전지 유망주를 적잖게 배출했다.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 음극재사업부문과 SKC 동박업체인 SK넥실리스도 한때는 LS그룹에 소속된 회사들이었다. LS그룹 계열사인 LS머트리얼즈, LS이모빌리티솔루션, LS알스코, 토리컴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2차전지 자회사 가치가 부각되면서 LS 몸값이 재차 뜀박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S그룹 지주회사인 ㈜LS는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400원(1.85%) 오른 7만7200원에 마감했다. 이날 LS 시가총액은 2조4858억원에 달했다. 1년 전(1조7420억원)에 비해 42.6%(7438억원)나 뛰었다. 몸값이 큰 폭 불었지만, 에코프로(시가총액 18조6883억원)에 비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LS 몸값을 밀어 올린 것은 불어난 실적이다. 지난해 LS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45% 증가한 5616억원을 기록했다. LS MNM(LS니꼬동제련 전신)과 LS일렉트릭 등 계열사 실적이 고르게 불어난 결과다.

2차전지 계열사 가치가 부각된 것도 투자자들의 매수 행렬을 불러왔다. 작년 3월 LS 계열사인 LS일렉트릭에서 물적분할돼 신설된 전기차 부품업체 LS이모빌리티솔루션과 올해 3월 황산니켈(연산 5000t)을 준공한 LS MNM 자회사 토리컴 등이 대표적이다. 황산니켈은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를 만드는 핵심 원료다.

LS전선의 2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LS머트리얼즈는 연내 코스닥 시장 입성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4000억~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LS머트리얼즈의 100% 자회사인 LS알스코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2차전지용 알루미늄을 생산하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207억원, 86억원을 올렸다. LS그룹 계열사인 슈페리어 에식스(SPSX)가 지난 1월 인수한 독일 전기차용 구리업체인 L&K도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전기차 구동모터용 구리선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LS그룹은 예전부터 2차전지 유망주를 끊임없이 배출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2010년 음극재 사업을 포스코켐텍(현 포스코퓨처엠)에 30억원대에 처분했다. 2017년엔 2차전지용 구리박사업부(현 SK넥실리스)를 글로벌 사모펀드(PEF) KKR에 3000억원을 받고 처분했다. LS그룹이 처분한 회사들은 SK그룹과 포스코그룹에 2차전지 주력업체로 부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