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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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구이저우마오타이주. ‘마오타이주’로 유명한 이 회사 주가는 한 달 새 15% 뛰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술 소비가 늘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홍콩에 상장한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업체 안타스포츠도 한 달 동안 13% 올랐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기 수순을 밟고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1월 31일~2월 6일)가 다가오면서 중국 소비재 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 소비 ETF, 어떤 게 있나

23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국내외 중국 소비 테마 ETF는 상하이종합지수의 직전 저점인 10월 31일 이후 이달 19일까지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에 상장한 중국 소비재 ETF인 ‘글로벌X MSCI 중국 소비재’(종목코드 CHIQ)는 40.3% 올랐다. 이 상품은 메이퇀디앤핑(편입 비중 8.85%), 알리바바그룹홀딩스(8.69%), 염차이나홀딩스(4.51%), 비야디(4.18%)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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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푸궈 CSI 소비재 50 ETF’(515650)는 26.6% 올랐다. 이 ETF는 주류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주(14.76%)와 우량예(14.37%) 등에 투자한다. 중국에 상장된 주류 ETF인 ‘펭화 CSI 주류’(512690)는 31.1%, 홍콩에 상장된 중국 소비·서비스 ETF인 ‘ICBC CSOP S&P 뉴차이나 섹터’(03167)는 38.3% 각각 상승했다.

중국 리오프닝 덕을 볼 만한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10월 3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TIGER 여행레저’는 20.7%, ‘TIGER 중국소비테마’는 16.3%, ‘TIGER 화장품’은 27.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방역 재강화 가능성 감안해야”

내수 회복 전망이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은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현재는 기대감에 의한 반등 구간으로, 가시적인 실적 개선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방역정책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도 위험 요인”이라고 했다.

실적 개선 속도와 효과가 업종마다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중국의 외식, 여행, 영화관 등 서비스업 소비가 내년 2분기부터 눈에 띄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재 중에서는 가구, 의류, 자동차, 가전 등의 전망을 밝게 봤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가장 억눌렸던 업종이라는 점에서다. 다만 보석, 음식료, 문구 등은 봉쇄 기간에도 소비가 비교적 양호했던 만큼 반등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8%대였던 중국인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지금은 4.3%에 불과하고, 소비 주력층인 청년들의 실업률이 17%로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