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과 싱가포르 사무실을 모두 철수하고 조세회피처에만 법인을 남겨둔 사실이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해당 법인은 테라폼랩스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마련한 자회사로, 정식 명칭은 'TERRAFORM LABS LIMITED'다. 이곳은 국세청으로부터 400억원대 세금을 추징당하기도 한 곳이다.

시사저널이 BVI 금융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이 회사의 법인등기와 정관 등 공식문서 11장에 따르면 TERRAFORM LABS LIMITED는 2018년 6월 당국에 정식 등록됐다. 테라폼랩스의 싱가포르 법인이 설립된 지 2개월 뒤다. 당시 테라폼랩스는 권 대표와 신현성 티켓몬스터 이사회 의장이 공동 창업했으나 TERRAFORM LABS LIMITED 문서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대리인을 통해 법인을 세운 것이다.

이 회사의 설립자(Incorporator)와 설립 전후 등기수수료 납부 확인문서에 서명한 사람은 모두 '마리사 프렛(Marisa Frett)'으로 적혀 있다. 이는 테라폼랩스 임직원이 아닌 조세회피처 내 법인 설립을 도와주는 중국계 중개회사 '역외법인서비스(OCS)'의 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TERRAFORM LABS LIMITED의 모든 서류에 나오는 이름들 역시 OCS 관계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TERRAFORM LABS LIMITED는 서류상 현재 법인으로서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인 지난 6일 법인 유지를 위한 '회사갱신수수료(Company Renewal Fee)' 450달러(56만원)도 납부했다. 이 때는 공교롭게도 루나 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루나가 지탱하던 '테라USD=1달러' 공식이 무너지기 시작했을 때다.

실제 국세청의 조사망에 걸려든 바 있는 TERRAFORM LABS LIMITED가 권 대표의 조세회피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법인 소재지는 BVI지만 국세청은 '사실상 운영은 한국 거주자가 한다'고 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해졌다. 국세청은 TERRAFORM LABS LIMITED 등이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에 루나를 무상 증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과세를 통보했다.
권도형, 한국·싱가폴서 철수하고 조세회피처 법인만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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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나 블루밍비트 기자 sheep@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