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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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들이 2년간 140조원을 국내 증시에 쏟아붓고도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의 뒤늦은 증시 진입 시기와 성장주, 테마주 일변도의 투자 성향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월 이후 뒤늦게 ‘참전’한 개미가 많았지만, 대부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테마주를 쫓아 대박을 노린 소액 투자자의 수익률은 0%대에 그쳤다. 작년 5월 이후 ‘막차’에 올라탄 개미들의 투자 손실률은 1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테마주 막차 탔다가…1억 투자 개미, 1년새 1350만원 날렸다

고점에 25조원 쏟아부은 동학개미

개미들이 주식 투자에 본격적으로 몰린 건 지난해 1월부터다. 증시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2020년 4월 5조5310억원이던 월별 개인 순매수액은 지난해 1월 25조8710억원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개미들의 뭉칫돈이 유입된 작년 1월이 코스피지수가 3266.23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점(3316.08) 부근까지 도달했을 때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당시 고점을 찍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증시가 활황이라는 소식에 뒤늦게 주식 투자에 입문해 고점에서 물리며 어쩔 수 없이 장기 투자자가 된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성장주에 ‘올인’했던 개인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이후 부메랑을 맞았다. 2020년 4월 1일~2022년 5월 6일 대형 증권사 A사 고객 217만 명의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카카오, 씨젠, 셀트리온, LG화학, 네이버 등 성장주 5개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50~60%에 달했다.

‘KODEX 레버리지(순매수 2위)’, ‘KODEX200 선물 인버스 2배(3위)’ 등 공격적 투자에 골몰한 것도 패착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수의 상승이나 하락 지점을 정확히 맞히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데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면 매매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률도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하락이 본격화한 지난 1년간으로 시기를 좁히면, 개인 투자자의 손실은 더 크다. 대형 증권사 B사의 330만 계좌의 연간(지난해 5월 1일~올 4월 30일) 국내 주식 평균 수익률은 -13.5%로 집계됐다. 1억원을 투자한 경우 1년 만에 1350만원을 날린 셈이다. 동학개미가 사들인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그만큼 자산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갈림길에 선 개미들

지난 2년간 같은 개미라도 투자 규모별 수익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투자금액이 30억원 이상인 자산가의 평균 수익률은 그나마 8.7%를 기록했지만 100만원 미만 소액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금 100만원 미만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신풍제약, 씨젠, 진원생명과학 등 ‘코로나19 테마주’가 상당수 속해 있다. 각각 고점 대비 70~80% 하락한 종목이다. 두나무에 투자하면서 ‘암호화폐 대표 테마주’로 등극한 우리기술투자도 반 토막 났다.

반면 30억원 이상 자산가는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형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대부분 하락장에서도 2020년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이다.

코로나19 이후 대거 주식시장에 진입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0.0%, 1.3%에 불과했지만 80세 이상은 4.4%에 달했다.

해외 주식을 산 ‘서학개미’들도 짭짤한 재미를 보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2년간 해외 주식 중 주로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티커명 TQQQ)’, 아마존 등을 사들였다. 이들의 평균 수익률 역시 1.9%에 그쳤다. 대형 증권사 A사에 의뢰해 같은 기간 54만 명의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다.

증권가에선 2년 넘게 공격적 투자를 이어온 개미들이 갈림길에 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개미들이 최근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 동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투자자의 자금 투입 여력이 임계치에 달한 상태”라며 “시장 반등 여부에 따라 개미들의 투자 방향도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서형교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