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업 30%로 축소 계획…후분양으로 사업 방식 전환
車 한 대도 생산 못한 헝다차, 매각 대신 내년부터 전기차 양산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부동산 부문을 대폭 줄이고 전기자동차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순응하겠다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은 전날 회사 내부 회의에서 부동산 사업 축소를 골자로 한 사업 재편 방향을 제시했다.

쉬 회장은 지난해 7000억위안(약 129조원)에 달했던 부동산 사업 매출이 10년 내에 2000억위안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헝다를 전기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언론들은 헝다그룹이 전기차 사업체인 헝다자동차를 관련 사업을 막 시작한 샤오미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쉬 회장의 이번 발언은 헝다차를 팔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헝다차는 2019년 설립됐다. 헝다는 작년 말까지 그룹 차원에서 474억위안을 헝다차에 투입했지만 아직까지 단 한 대의 자동차도 판매하지 못했다. 양산 예정 시기도 당초 올해 초에서 하반기, 다시 내년 초로 미뤄졌다.

쉬 회장은 또 앞으로 완공된 부동산만을 파는 후분양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는 대부분 한국처럼 완공하기 전에 먼저 구매자에게 선수금을 받아 건설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하고 있다. 헝다가 자금 회전에 불리한 후분양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파산 위기가 불거지자 선수금을 내가면서 집을 사려는 소비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헝다는 지난 23일로 유예기간이 끝날 예정이었던 달러채권 이자 8350만달러(약 985억원)를 이틀 전인 21일 상환하면서 공식 디폴트에선 벗어났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9월 29일(451만달러), 10월 11일(3건 총 1481만달러) 등 미지급 이자의 30일 유예도 곧 종료된다. 연말까지 추가로 갚아야 할 달러채권 이자도 3억3800만달러에 이른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74억달러로 집계됐다. 정부 지시로 지난 6월부터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중단하고 자산 매각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헝다의 건설 프로젝트 대부분이 중단된 상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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