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금융당국이 자국 회계감사를 거부하는 중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시킬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도 악재로 작용했다.

美, 회계감사 거부 기업 퇴출 '엄포'…니오·바이두, 中기술주 급락
25일(현지시간 오후 3시45분 기준) 홍콩증시에서 바이두는 9.25% 급락했다. 텐센트홀딩스(-2.65%), 알리바바그룹홀딩스(-4%)도 약세를 보였다. 이 여파로 기술주 중심의 항셍테크지수는 장중 한때 4% 가까이 급락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는 더 과격한 흐름을 보였다. 24일 전기차업체 니오는 10.25% 내린 36.96달러에 마감했다. 빌리빌리(-9.71%), 다다넥서스(-13.73%), 아이치이(-19.85%) 등도 급락했다. 텐센트뮤직의 낙폭은 27.08%에 달했다.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회계법인이 해외 기업에 대한 감사를 강제하는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해외 기업이 감사를 3년 동안 거부할 경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이사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제기되는 가운데 악재가 터지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38개에 달한다. 하지만 다수의 중국 기업은 미국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자료 요청을 거부하는 관행이 대표적이다.

이날 시장이 격하게 반응한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對)중국 적대정책을 이어가는 것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에선 마화텅 텐센트 회장이 중국 규제당국과 면담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받아들여졌다. 전날 외신들에 따르면 마 회장은 최근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관리들과 반독점 문제로 면담했다. 시장은 텐센트가 알리바바에 이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