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전자기기 비중이 높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NXP반도체(NXPI)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내년에 전기차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기차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최강자"…NXP, 매력 높아진다
NXP반도체는 14일(현지시간) 1.11% 오른 158.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분기 들어 26.90% 상승했다. 연말이 되면서 내년도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NXP반도체를 이번주 해외주식 톱픽 종목으로 꼽았다. 권윤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가 갈수록 전자기기로 바뀌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에 자동차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회사인 NXP반도체는 BMW·포드·혼다·도요타·현대·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를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차량용 반도체다. 북미·유럽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는 실적이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실적이 회복세에 진입했다. 3분기 매출은 2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수준을 그대로 회복했다. 시장 예상치(22억4000만달러)에도 부합했다. 주당순이익(EPS)도 2.02달러로 예상치(1.93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지난해 동기(1.59달러)보다도 높았다.

내년부터는 구조적 성장세가 예상된다. 자동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빠르게 회복했다. 중국 내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회복세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공급사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고객사의 품질 인증을 받기까지 3~5년씩 시간이 걸려 시장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며 “시장점유를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퀄컴 등이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나왔던 배경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있다는 평가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9배로 경쟁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27배)보다 한참 낮다. 권윤구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에 비해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평가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