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회사채 공모시장에 복귀한 GS건설의 발행 수수료율이 0.07%라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회사채 발행시장 1위인 NH투자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으며 이 같은 ‘헐값 수수료’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초호황인 회사채 시장이 단숨에 증권사 간 수수료 덤핑 전쟁터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12일 발행 예정인 2000억원어치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을 0.07%로 결정했다. NH투자증권이 이번 업무를 통해 받아갈 수수료는 1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NH투자증권은 GS건설이 발행하는 채권 물량을 모두 인수해 국내 기관투자가에 판매하는 것을 포함해 채권 발행에 필요한 업무 전반을 맡았다.

공모 회사채 대부분의 인수 수수료율이 0.20~0.25% 정도에서 결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으로 낮은 수준이란 평가다. 한때 ‘짠물 수수료’로 평가받은 롯데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수수료율(0.09~0.10%)에도 못 미친다. GS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서도 확연히 다르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주)GS, GS칼텍스, GS파워, GS EPS, GS E&R은 모두 발행금액의 0.20~0.25%를 주관사에 인수 수수료로 지급했다.

IB업계에선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오랜만에 등장한 대형 발행기업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수수료 전략을 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러 증권사가 함께 주관을 맡아 업계 평균 수수료를 나눠 갖기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최대 3000억원어치 채권 발행을 독식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이 헐값 수수료로 GS건설 채권 발행을 주관하자 회사채 발행시장이 증권사 간 수수료 전쟁으로 몸살을 앓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134건, 7조6454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대표주관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