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신흥국 증시가 멈출 줄 모르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를 받는 중남미와 러시아, 정책 기대가 있는 중국 인도 등이 주가 상승률 순위 상위에 올랐다. 코스피지수도 지난주부터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 랠리… 신흥국이 더 뜨겁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26일까지 주가 상승률 상위 10곳 중 8곳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신흥국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15.56% 오른 아르헨티나였다. 다음은 브라질(11.29%), 러시아(10.85%), 이탈리아(8.77%), 미국(7.40%)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이 기간 4.26% 상승해 10위에 올랐다. 선진국 증시는 이탈리아와 미국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승률을 보였다.

신흥국 증시는 지난해에도 선진국 증시보다 강세였다. MSCI 신흥국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34.35% 올라 MSCI 선진국지수(20.11%)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자재 수출국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와 러시아가 수혜를 봤다. 달러 약세 기조로 상대적으로 신흥국 통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영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진 것도 신흥국 증시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올해도 신흥국 증시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달러 약세를 선호한다고 밝히는 등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흥국의 기업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데다 원자재 가격이 우상향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에도 신흥국의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아시아 등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급등한 주가는 부담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브라질 대만 등은 연초 이후 기업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실망 매물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