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수준 ETF 순자산, 5년 내 30조까지 불릴 것"
“15조원 수준인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을 2022년에는 30조원까지 불리겠습니다. ‘3세대 ETF’인 스마트베타 ETF를 앞세워 시장 확대를 이끌 계획입니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운용총괄 부사장(사진)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순자산 기준 30조원 규모인 국내 ETF 시장이 5년 뒤에 두 배인 6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50% 수준인 시장점유율을 지키면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 움직임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의 한 종류다. 기존 공모펀드와 달리 상장 주식처럼 거래소를 통해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15조 수준 ETF 순자산, 5년 내 30조까지 불릴 것"
삼성자산운용은 국내에 ETF를 처음 선보인 ‘터줏대감’이다. 2002년 10월 처음으로 코스피200지수 수익률을 따라가는 KODEX200을 내놨다. 이 운용사는 이후 △반도체, 은행, 자동차 등 특정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ETF △지수가 떨어진 만큼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 △지수 상승폭의 두 배만큼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ETF 등을 잇따라 처음으로 판매했다.

다양한 ETF 가운데 앞으로는 스마트베타 ETF 수요가 빠르게 늘 것이라는 게 삼성자산운용의 전망이다. 스마트베타 ETF는 시장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겠다는 ETF의 본래 목표를 넘어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게 목표인 상품이다. 저변동성주와 고배당주, 가치주, 소형주 등 장기적으로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낼 만한 종목을 편입한다.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주 ETF라면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낮은 종목을 많이 담는 식이다.

배 부사장은 “주식·채권 등을 대상으로 한 개별상품 ETF가 1세대, 레버리지·인버스 등 파생 ETF가 2세대라면 스마트베타는 ETF 3세대 격인 신개념 상품”이라며 “공모펀드보다 적은 수수료로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보다 10년 앞서 ETF 시장이 형성된 미국에서는 스마트베타 ETF가 전체 ETF 시장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지난해 기준)에 육박한다. 한국에서는 4년 전부터 일부 상품이 나왔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삼성자산운용은 79개인 ETF 상품 수를 내년까지 1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운용사가 지금까지 선보인 스마트베타 ETF는 모멘텀, 밸류, 퀄리티 등 10개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