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계열사 주주·출자현황 공시의무 강화…개별 거래가액도 공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해외계열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주·출자 현황과 계열사별 거래 내역을 더 세부적으로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국내계열사가 해외계열사와 상품·용역을 거래할 때 국내계열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거래 내역을 공시하도록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계열사가 해외계열사와 거래할 때 합계액만 공시하던 것을 해외계열사별로 거래액을 공시하도록 공개 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다음 달 중 이 같은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5월 기업집단 현황 공시 때부터 새 고시를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한 해외계열사의 주주·출자 현황에 대한 공시 의무도 강화된다.

현재 국내계열사에 출자한 해외계열사의 주주 현황은 해당 해외계열사가 최다출자자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시되지 않았다.

해외계열사의 출자 현황도 국내계열사 주주 현황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파악이 가능한 상태다.

공정위는 해외계열사에 주주·출자 현황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된 만큼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집단 자산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함에 따라 상호출자제한 등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공시의무를 부과하고 공시 항목에 상호 출자현황을 추가하는 안도 추진된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해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 사무처장은 "롯데와 같이 해외계열사가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경우 소유 지배 관계가 잘 드러나지 않아 감시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라며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서 시장의 자율적인 감시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ro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