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환율효과 겨냥한 추가매수 예상"

지난 3월 이후 원화 강세가 지속하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환차익을 통해 시장 수익률의 배 가까운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원.달러 환율이 1,570원에서 고점을 찍은후 현재 1,24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겨냥한 외국인의 주식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2월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에서 8천618억원 순매도를 보였지만, 3월에 1조2천768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이후 4월 4조2천8억원, 5월 4조1천355억원, 6월 2조4천659억원, 지난달에는 5조8천517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며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환율이 하락할수록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강화된 셈이다.

환율이 떨어지면 추가적인 환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원화 기준으로는 지난 3월부터 이달 11일까지 52.60% 상승했지만, 달러로 환산하면 93.39% 올라 100%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포스코 역시 원화 기준 62.21%, 달러 기준 105.57% 상승했다.

SK텔레콤은 원화로는 3.52% 하락했지만, 달러로 기준을 변경하면 22.26%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도 원화 기준으로는 64.26%, 달러 기준으로는 108.16%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선호 종목이 시총 상위 종목에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환차익 측면에서 배 가까운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환율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 메리트 차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시장 전망처럼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내려가면 외국인은 환차익으로만 1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환율 하락세는 외국인의 증시 투자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도 "과거 외국인이 4개월 이상 순매수한 기간의 원.달러 환율은 1,120∼1,440원대였다"며 "현재 환율이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중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들은 환율 하락에 베팅하며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1,100원대 밑으로 급격하게 떨어진다면 환율이 오히려 외국인 매수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