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져 주목된다.

추가 매수를 위한 자금 여력이 줄어든 데다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들은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01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나흘째 '팔자'를 이어갔다.

장 초반 지수 낙폭이 커지면서 한때 순매수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이내 순매도로 전환해 매도 규모를 키웠다.

지난달 말까지는 지수 등락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박스권 매매에 나섰지만 이달 들어서는 증시 참여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고객예탁금 증가 추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신용융자와 미수금 잔액도 감소하기 시작했다"면서 "개인들의 자금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들의 신용융자 잔액은 전날 1조8744억원으로 8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고 미수금 규모 역시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유 연구원은 "호 · 악재가 혼재된 상황에서 종목별 장세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어 개인들의 관심이 뜸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악재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개인들의 매수 강도가 줄어든 배경으로 지목됐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지수가 떨어질 때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이 최근 박스권을 하향 이탈하면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원 · 달러 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의 불안 고조로 시장 방향성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날 미국 증시 급락에도 이날 국내 증시가 선방하는 등 지수 흐름이 예측과 달리 움직이는 경우가 늘어 시장을 좇아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곽 연구원은 "미국 금융업체나 자동차업체에 대한 구조조정 이슈 등이 지속되면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선물을 이용해 단기 수익을 노리거나 지난 2월 매수했던 종목에 대해 선별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움직임만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