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상장.등록사의 사명 변경 사례 가운데 한글을 영문명으로 바꾼 사례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거나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려고 영문으로 성급하게 변경했다가 다시 한글로 바꾸는 사례도 잦았다. 15일 브랜드 네이밍 컨설팅 기업인 브랜딩컴(www.brandingcomm.com)에 따르면 97년부터 2002년까지 사명 변경 건수 436건 가운데 54.1%(236건)가 한글에서 영문으로 상호를 바꿨다. 이에 비해 영문을 한글로 바꾼 사례는 3.9%(17건)에 그쳤다. 한글에서 다시 한글로 바꾼 사례는 23.0%(100건), 영문에서 영문으로 바꾼 사례는 19.0%(83건)였다. 97년에는 `텍'과 `테크'를 활용한 사명(이지텍, 동양테크 등)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98년에는 한국전장, 한국보안공사, 조선맥주가 각각 케드콤, 캡스, 하이트맥주 등으로 국가명을 삭제하는 특징이 나타났다. 2000년에는 기업명의 영문화 바람이 본격 불어 테크윈과 두산테크팩 등 `텍'이나 `테크'를 활용한 기업과 청호컴넷, 이지닷컴 등 `컴'과 `닷컴', `넷'을 활용한기업명이 많아졌다. 그러나 2002년 들어 벤처 열풍이 식는 가운데 첨단 이미지를 나타냈던 `텍'과 `테크'의 단어를 삭제하는 기업(누보텍 -> 대봉전자, 아일인텍 -> 알티전자, 비테크놀러지 -> 엔플렉스)이 생겨났다. 브랜딩컴 김상률 이사는 "남이 한다고 따라서 하거나, 투자자들에게 일시적으로주목받기 위해 가볍게 사명을 고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면서 "기업명은 1∼2년이 아니라 50년 이상을 바라보고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