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재정 수입이 당초 전망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적자국채를 더이상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국회 승인을 받은 재정적자 보전용 국채 1조9천억원어치 가운데 미발행분 6천억원을 더이상 동원하지 않기로 했다. 또 공적자금 상환부담이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의 재정적자에 대비,지난해 남은 세계잉여금 2조4천억원을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사용하지 않고 내년으로 넘기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19일 "올해 경기회복으로 부가가치세 법인세 등 세금이 많이 걷히고 있는 데다 공기업 매각과 한국은행 잉여금 등 세외수입도 예상보다 늘었다"며 "재정수입이 지출예산을 넘어설 전망"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제는 내년 이후다. 올해는 KT지분 매각만으로 6조7천억원을 거둬들였으나 내년 이후에는 매각할 만한 공기업이 없기 때문.정부가 대신 갚아줘야 할 공적자금 만기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온다. 재정이 내년 이후 상당기간 적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올해는 균형재정 가능 정부는 올해 거둬들이는 세금이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한 세수 예산액 1백3조6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부가가치세 법인세 등 세금이 기대 이상으로 잘 걷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득세율을 10% 낮춰 올해 소득세 수입이 줄어들고 이자율 하락으로 이자소득세도 감소하고 있으나 이를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을 만큼 세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 정부는 지난 5월 KT 정부지분 28.4%를 매각해 당초 예상했던 5조4천억원보다 훨씬 많은 6조7천억원을 챙겼다. 한국은행 잉여금도 예상액(1조8천5백억원)의 두 배인 3조7천억원이 들어왔다. ◆매각할 공기업이 없다 정부는 지난 98년 이후 올해까지 14조여원어치에 달하는 공기업 주식을 매각했다. KT 한국전력 포스코 국정교과서 담배인삼공사 종합기술금융 송유관공사 등이 이 과정에서 민영화됐다. 공기업 민영화는 외환위기 이후 부족한 재정을 보전하는 중요한 자금줄이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팔 만한 공기업이 없다. 담배인삼공사는 정부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했고 현재 남아있는 지분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이 갖고 있다. ◆정부재정 긴축 불가피 정부는 경기회복이 지속될 경우 내년 세금수입이 5조∼10조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세외수입은 공기업 주식매각이 빠져 올해보다 최소한 5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전체 재정수입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란 계산이다. 반면 재정지출은 상당히 늘어날 전망이다. 물가상승에 따른 자연증가분과 공적자금 상환부담을 감안할 경우 최소한 올해(1백5조8천억원)보다 지출이 5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