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7, 18일 있을 정부보유 KT지분(28.37%) 매각 공모에 삼성, LG, SK 등 재벌그룹 3곳이 모두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대외적으로는 KT 인수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LG와 SK측은 삼성이 어떤 식으로든 KT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 LG전자의 김종은 정보통신사업 총괄사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이 KT 지분을 아예 매입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사들일 이유가 별로 없고 삼성이 너무 많이 매입하는데 우리가 소량을 사들인다면 이 역시 의미가 없다"며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그룹차원에서 종합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LG그룹 구조조정본부의 정상국 상무는 "적극적인 지분매입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참여한다면 장비공급업체로서 상징적인 차원에서 들어가는 수준이 될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와 증권시장은 LG가 KT지분 청약 참여에 나설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만 삼성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면서 장비공급권 확보를 위해 어느 정도 물량을 들어갈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정부의 매각안이 발표된 직후 "청약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이번 매각안이 특정 그룹에 몰아주기 위한 특혜"라는 주장을 언론에 흘리면서 '반삼성' 분위기 조성에 힘을 쏟고 있는 점으로 미뤄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 전문가들은 삼성의 KT 인수로 가장 타격을 입게될 것이 뻔한 SK그룹이 이번 청약에 팔짱을 끼고 있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며 LG와 마찬가지로 삼성 견제를 위해 일정부분의 참여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작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경우 구체적으로 증권시장에서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를 비롯해 삼성SDS 등이 지분매입에 참여할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KT지분매각의 주간사인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주간사를 맡고 있는 것만으로도 삼성의 행보를 예상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도 어느 정도는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IR(기업설명회)에서 KT지문 매입 청약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나중에 주주들이 문제를 삼는다면 장비공급권 확보를 위한 목적이었다고 둘러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적 투자자들에 배정된 교환사채(EB)를 포함한 15%의 지분을 대기업들이 모두 청약하지 않더라도 기관투자가들에 의해 충분히 소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KT지문 매각의 묘안은 EB로 투자자들에게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현재 투신, 보험 등 기관투자자들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연기금도 청약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