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차 인수가 임박해지면서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등은 세계 1위인 GM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파장을 분석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선진 제조기술 및 판매기법으로 대우차를 앞세워 엄청난 공세를 펼 것이 분명하기 때문. 업계 일부에서는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 20% 이하로 떨어진 내수시장 점유율이25-30%까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따라서 품질경쟁력 확보, 유통망 정비, 서비스 강화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대우차와 차별화된 RV(레저용차량)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을 위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차종이 SUV가 대부분으로 대우차와 겹치지 않는 쌍용차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 르노삼성차와 수입차 업계도 한국시장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대책을 강구중이다. 자동차부품 업계의 경우 우량업체들에게는 GM의 대우차 인수를 `기회'로, 영세업체들은 품질수준.구매기준.방식 등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또 한차례의 `위기'로여기고 있다. 대우차로부터 받을 어음 1조4천억원 가운데 40%만 회수하는데 그쳐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형편에서 대우차가 정상화되면 우량업체는 납품도 정상화되고 납품량도늘어날 뿐 아니라 GM의 해외공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기 때문. 현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델파이는 대우차 생산이 정상화될 경우 우선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GM에 ABS 등 제동장치를 납품하고 있는 ㈜만도도 현재 대우차와의 거래량 비중이 현대.기아차에 비해 떨어지지만 일단 GM으로부터 품질인정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GM을 비롯해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 `빅3' 업체의 공통 품질관리체계인 QS 9000 인증을 아직 따지 못한 영세 업체는 납품선이 아예 끊길 우려도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은 품질, 가격, 디자인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통.폐합이나 전략적 제휴 등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