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수세가 연이틀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트리플위칭 데이(선물.옵션.개별 주식옵션 동시 만기일)D-1일인 13일 종합주가지수는 850선에 턱밑까지 다가선 849.13에 마감됐다. 만기일에 대한 우려와는 아랑곳 없이 이틀째 보기좋은 "전약후강"장세가 연출된 것.외국인들이 1천억원을 웃도는 매도 공세를 보였지만 기관이 오후장들어 매수세를 강화하며 7백억원 이상을 순매수해 장세를 지지했다. 기관의 이같은 적극적인 매수세는 트리플위칭데이의 영향과 무관하게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트리플위칭데이를 일시적인 이벤트로 받아들이며 공격적인 운용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실탄 보충에 따른 자신감=기관들의 요즘 투자패턴은 당초 예상과는 사뭇 다르다. 트리플 위칭데이에 대한 부담으로 이번 주에는 뚜렷한 조정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기관들은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적극적인 매수를 보이고 있다. 투신사 주식형 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신사들이 실탄 확보에 따라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한 중소 투신사 관계자는 "올해초까지만 해도 1백억원짜리 펀드 하나를 판매하는데 보름 가량 걸렸으나 최근에는 2백억원짜리도 3일 정도면 꽉 찼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현재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 수탁고(혼합형 포함)는 58조6천3백4억원으로 최근 한달새 1조4천5백억원 급증했다. 한국투신운용 김성대 주식운용본부장은 "농협 새마을금고 정부부처자금 등 기관성 대형자금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 대로 주식을 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연기금 등과 은행 보험 등 금융사의 주식투자 움직임도 활발,향후 기관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이벤트에 연연하지 않는다=투신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들은 트리플 위칭데이와 무관하게 상승 추세는 살아있다고 강조한다. 단기적인 지수 흐름보다는 종목 구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과거엔 조정이 온 경우가 많았었다"며 "그러나 이는 잔파도에 불과할 뿐 펀더멘털상의 상승세는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올해는 지수 움직임에 따른 주식 편입비율 게임이 아니라 철저히 포트폴리오 게임이 될 것"이라며 "내수·수출주를 막론하고 현금창출 능력이 좋은 기업이 최고 유망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전자 LG화학 등의 거래소 우량종목과 코스닥의 엔씨소프트 등 게임업체,휴맥스 등 미디어 관련주를 지목했다. ◇빅5에 대한 매수타이밍 노린다=기관들은 트리플 위칭데이 이후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국민은행 한국전력 등 핵심 블루칩을 매수할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최근 장에서 공통적으로 조정을 받은데다 동시 만기일을 계기로 일시적인 프로그램 매도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중소형 우량 실적주의 경우 지수에 관계없이 매수하고 있지만 대형 우량주는 매수 타이밍을 엿보고 있다"며 "트리플위칭데이를 계기로 단기적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나올 경우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운용 김 본부장은 "최근 장에서 억눌렸던 핵심 블루칩들이 동시 만기일 이후에 시세가 한번 터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