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을 상대로 반덤핑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어서 반도체 주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유동성위기를 맞은 하이닉스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세계 2위의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29일(미국 현지시간) 일부 해외 메모리 칩 제조업체들을 덤핑 혐의로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판매가가 제조원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덤핑 혐의를 빠져나갈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면서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하이닉스를 궁지로 몰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최 위원은 "마이크론의 소송 움직임에 위축된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동남아와 유럽 등으로의 공급물량을 늘리면 이 지역에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차익거래를 통해 값싼 물량이 미국으로 다시 흘러들면 결국 모든 지역의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면서 "유럽시장을 지키기 위해 독일의 인피니온도 덤핑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SK증권 전우종 팀장은 "하이닉스가 채권단으로 지원으로 회생할 움직임을 보이자 마이크론이 미리 손을 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 1980년대에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제조원가에 밑도는 가격으로 반도체 칩을 판매한다며 제소,승소한 적이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