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이 증시를 선도하고 투자신탁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뒤를 미는
형태다.

대개는 한쪽이 팔면 다른 한쪽은 사는 모습이었으나 최근들어서는 짝짜꿍이
한창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우러지며 주도권을 다투고 있을 정도다.

서로 힘차게 부벼대니 주가가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이 선호하는 종목으로 차별화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 세계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경기가 살아나 기업의 설비
투자자금 수요가 늘어나면 금리가 상승, 주가가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 외국인이 달아 올랐다 =외국증권사의 한 영업담당이사는 "코소보사태와
미국 및 유럽주가의 급등에 따른 경계심리로 국제유동자금이 풍부해져 인도
태국 한국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계 자금은 물론 유럽계 신규 자금까지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외국자금의 유입이 주가를 폭발적으로 밀어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 2월 7백29억원으로 주춤했으나 이후 다시 늘어나
3월에 4천4백41억원을 기록했다.

이달들어서는 16일 현재까지 이미 6천8백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월요일인 19일엔 3천1백47억원어치를 사고 1천60억원어치를 팔아 2천8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휴일인데도 블루칩 위주로 대거 매수주문을 냈다.

주초 매수강도가 이처럼 강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CSFB증권 서울지점의 한 관계자는 "한국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다 보니
한 템포라도 늦어면 시장을 따라잡지 못한다"며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휴일도 마다않고 주문을 내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시장의 싯가총액은 19일 기준으로 2백조원을 넘어섰다.

각국의 싯가총액을 반영해 산출되는 모건스탠리(MSCI)지수내 한국편입비중도
그만큼 커졌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은 이 지수에 맞춰 한국주식을 산다.

따라서 한국주가가 올라 싯가총액이 늘어나면 수익률게임에서 상대적으로
뒤지지 않기 위해 "Buy Korea"에 나선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한데다 저금리 등으로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데 따른 투자리스크 감소로 투자심리
도 크게 높아졌다.

동원증권 국제영업부의 이인준 부장은 "지난해 상반기와 연말에는 단기투자
를 노린 헤지펀드들의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며 "올해들어서는 국내 투자
환경이 안정을 되찾자 연기금등 장기투자자금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빅딜등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한국정부의 채찍질에도 적지 않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의 저금리에 따른 국제적인 "돈풍년"도 주요인이다.

미국 등 세계 주식시장의 활황세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노사정 붕괴로 예상되는 노동계불안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국내 기업들의 향후 실적이 크게 개선되느냐도 외국인의 추가 매수세
를 이끌어 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기관투자가 사고 또 사고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해 5조4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올 2월까지도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3월엔 1천9백억원, 이달들어서는 7천7백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대부분 투신사들이 순매수했다.

19일 투신사들의 순매수규모는 2천4백5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는 주식형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로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대규모 실탄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은행들이 1조원을 웃도는 단위금전신탁을 판매해 주식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투신의 장만호 주식운용부장은 "과열된 감이 없지 않다"며 "미국 등
세계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주가도 등락을 같이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는 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며
기관투자가의 주식매수도 늘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