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선물이 고평가되는 이상현상이 벌어졌다.

이에따라 선물을 팔고 현물주식을 사는 프로그램매수규모가 하룻동안
1천4백15억원에 달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선물시장에서 일부 "큰손"들이 의도적으로 선물가격을
고평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7일 주식시장에서 개장초 현물주가가 27포인트나 폭락했으나 선물가격은
소폭 하락으로 출발한뒤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선물은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론가격과의 괴리율을 4%까지 확대시키는
등 장중내내 3%이상의 괴리율을 유지했다.

이에따라 프로그램매수세가 급증하면서 한전 포철 등 대형주가 강세로
돌아선데 힘입어 종합주가지수 하락폭은 1.93포인트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프로그램매수가 나온 뒤에는 괴리율이 축소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날은
시간이 갈수록 괴리율이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선물3월물은 전날보다 0.75포인트 오른 63.05에 마감됐다.

이같은 기현상에 대해 선물관계자들의 해석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우선 "큰손"들이 의도적으로 선물가격을 고평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선물 12월물의 경우처럼 선물고평가->프로그램매수->현물상승->선물
상승폭 확대 등으로 이어지는 "자기증폭 효과"를 겨냥, 의도적으로 선물가격
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정 서울증권 선물팀차장은 "개인들이 현물시장으로 대거 이동하는 바람에
호가수량이나 주문건수가 많이 줄어드는 등 선물시장이 크게 위축돼 일부
세력들이 뭉쳐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여지가 커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등 선물매수포지션을 취한 외국인들은 지난 12월물에서
선물고평가 전략으로 큰 이익을 챙겼다.

세력 개입설과는 별도로 선물고평가는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주가가 이틀째 큰폭으로 하락한뒤 반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선취매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석규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시장주도주였던 증권.건설주가 이틀째
30%이상 빠진 점을 감안해 18일에 지수반등을 예상한 선취매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