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에 가려있던 외국인의 투자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느긋했다.

꼭 사야겠다고 맘 먹었던 극소수 핵심종목에만 주문을 집중시켰다.

그것도 싼 가격에 거둬갔다.

외국인에게 주식을 넘기려는 국내기관이 너무 많았던 때문이다.

외국인 한도가 늘어날수록 한국주식을 무조건 사지 않는 이런 전략은
확산될 것이다.

언제든 살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될 것이다.

외국인은 사기만 한다는 등식은 이제 깨지게 됐다.

언제든 사고 팔고 하는 무서운 세력으로 등장한 것이다.

외국인과 국내기관의 진검 승부가 벌어질 날도 멀지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