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증권회사들이 해외에 설립한 역외펀드들이 올해 우리나라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중 가장 활발하게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가별로는 영국 투자가들이 투자자금을 많이 회수한 반면 미국투
자가들은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최대매수 세력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
났다.

25일 증권당국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한국증시에서 주식을 가장
많이 매매한 외국인은 아일랜드 국적의 투자자들로 모두 2조7백65억원
을 사들인 반면 1조7천억원을 팔아 모두 3조7천7백7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고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외국인 거래량 13조1천4백89억원의 28.7%를 차지하는 큰 규모
이다.

아일랜드는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1백여개의 펀드를 설립해두고 있는 세
계적인 역외펀드 설립지이지만 이곳에서 한국에 투자되는 대부분의 자금
은 사실상 한국증권사들의 자체 자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대부분 증권사들이 국제부문 약정을 늘리기 위해 역외
펀드,레버리지 펀드(펀드규모를 늘리기 위해 대규모 차입금으로 충당한 펀
드)등을 아일랜드에 설립했다고 설명하고 외국인 매매중 단기 시황에 따른
발빠른 매매는 일단 한국증권사들의 우회 매매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밝
혔다.

한편 지난92년이후 94년까지 1조9천9백억원어치를 사들여 최대 매수세력
으로 자리해왔던 영국은 올들어서는 1조1천2백35억원을 사들인 반면 1조2
천3백5억원어치를 팔아 1천7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질랜드도 9백73억원어치를 팔아 외국인 매도세를 선도했던 것으로 나타
났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2위를 차지했던 미국은 올해는 1조4천5백43억원을 매
수하고 1조1백82억원 어치를 팔아 4천3백61억원어치를 순매수함으로써 최
대의 매수세력으로 떠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상위국으로는 아일랜드가 3천7백54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소재한 말레이시아도 3천2백13억원 어치를 사들여 3위
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증시 진출여부로 가장 주목을 끌었던 일본은 3백52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57억원어치를 팔아 전체 거래량의 0.3%만을 차지하는 지극히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