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승 PD "확실한 원조는 흔들리지 않아…업그레이드할 것"
정규편성 성공한 '꼬꼬무', 원동력은 강력한 스토리텔링

신선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해오던 SBS TV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오는 10월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시즌제로 이어져 온 '꼬꼬무'는 영화감독 장항준,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 개그우먼 장도연 등 연예계 대표 입담꾼 세 명이 화자로 나섰다.

근현대사 속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면서 온라인에서도 시즌 1 누적 조회수 8천만회, 시즌 2 누적 조회수 5천500만회를 기록했다.

'꼬꼬무'가 정규편성까지 갈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신선한 스토리텔링 방식과 세 MC의 탁월한 입담이 꼽힌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근현대사에서 겪었던 사건이지만 세 명의 이야기꾼이 저마다의 색을 더해서 사건을 서술하는 다차원적 구성 방식이 시청자들에게는 새롭게 다가올 수 있다"라며 "'장 트리오'로 불리는 세 명의 MC가 합이 굉장히 잘 맞는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도 "세 MC가 각자가 가진 힘을 가장 극대화하면서도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여기에 세 명 모두 사건을 굉장히 쉽고 재밌게 얘기한다"고 칭찬했다.

정규편성 성공한 '꼬꼬무', 원동력은 강력한 스토리텔링

진행자들과 실제로 친밀한 관계에 놓인 스타 게스트들이 청자로 등장한다는 점도 큰 역할을 해냈다.

장항준의 청자로는 그의 배우자인 김은희 작가를 비롯해 평소 절친한 사이인 배우 장현성, 전석호 등이 출연했으며 장성규는 아나운서 김기혁, 장도연은 모델 이현이, 조정식 아나운서 등과 친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김성수 평론가는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신뢰가 이미 쌓인 상태이기에 이야기에 설득력을 불어넣는다"면서 "또 청자들의 일차적인 리액션이 시청자들의 반응과 공감을 끌어내는 좋은 장치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국내 근현대사의 큰 축을 차지하는 역사적 사건들, 즉 소재의 힘도 무시하기 어렵다.

시즌 1에서는 '지존파'가 자행한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 지구 종말론을 내세우던 오대양의 신도들의 집단 자살 사건 등이 다뤄졌으며, 시즌 2에서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실미도 684부대의 오소리 작전 등이 소개됐다.

'꼬꼬무'의 연출을 맡은 유혜승 PD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장년층 시청자의 경우에는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건들을 보면서 과거의 기억을 상기시키고 몰랐던 지점까지 알게 되는 재미가 있고, 젊은 시청자들은 자신이 겪지 못했던 사건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저희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족 간에 잃어버렸던 대화가 생겨났다거나, 몰랐던 부모님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됐다거나 하는 반응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정규편성 성공한 '꼬꼬무', 원동력은 강력한 스토리텔링

이러한 '꼬꼬무'의 성공은 프로그램의 정규편성 외에도 방송가에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들의 등장을 끌어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최근 방송을 시작한 KBS 2TV의 '표리부동'이 있다.

전 프로파일러 표창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하나의 사건을 서로 다른 공간에서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다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전문가를 화자로 내세우지만, '꼬꼬무'는 시청자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 있는 이들을 화자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정덕현 평론가는 "'꼬꼬무'가 성공한 이후 다양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교양 프로그램이 나온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같은 스토리텔링 방식을 따라하기보다는 정말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유혜승 PD는 "일방적인 이야기 전달이 되지 않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전문가가 아닌 친구 같은 사람이 편하게 얘기하는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하면서 "새로운 포맷이 성공하면서 비슷한 맛집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확실한 원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정규편성에 들어가면서는 여러 가지 파격적인 변화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친구같이 편안하면서도 가끔 삶의 방향에 대한 질문을 무심하게 툭 던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다는 것은 변함없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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