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장군만 아시나요?…세상에 드러난 '인천상륙작전'의 비밀
[ 한예진 기자 ] "제게 주어진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조국을 택했습니다"

가슴 뭉클한 우리의 역사가 올 여름 극장가 점령에 나선다.

1950년, 서울이 함락당하고 낙동강까지 후퇴하며 수세에 몰려있는 상황. 악조건 속 5000분의 1 성공 확률을 가지고 전세 역전에 시도한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작전명 크로마이트)'은 인천 상륙에 성공하기까지 목숨을 건 영웅들의 첩보전을 그렸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인천상륙작전 뒤에 숨겨진 대북 첩보작전 'X-RAY'에 초점이 맞춰졌다. 북한군으로 위장 잠입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 역에는 이정재,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에는 이범수, 국제연합군 최고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역에는 리암 니슨이 가세했다.

"꼭 지켜야 할 사람이 있다",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우리 가족이 전부 몰살 당했다", "자식이 많다. 쌀을 준다해서 왔다" 등등.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첩보부대 활동을 시작한다. 죽어가면서도 총에서 절대 손을 놓지 않는 한 대원의 모습은 관객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든다. 이정재와 그 외 첩보부대원들의 빛나는 활약이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인천상륙작전'. 가장 터무니 없는 군사작전이라고 비웃고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발판이 아니냐고 의심을 품기도 한다. 맥아더 장군이 이런 무모한 생각을 갖게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후퇴하라는 상관의 명령이 없었다. 총과 실탄을 달라"는 남한 소년병의 말이 맥아더 장군을 승리의 발걸음으로 이끈 것.
맥아더 장군만 아시나요?…세상에 드러난 '인천상륙작전'의 비밀
리암 니슨은 맥아더 장군 연기를 위해 "모자를 삐딱하게 쓴 채 파이프 담배를 문 모습으로 특별한 권위를 세심하게 표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디테일한 설정과 함께 그의 연기 열정이 영화 속에 그대로 묻어났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맥아더 장군이 눈 앞에 나타난 듯 했다. 그러나 리암 니슨의 액션씬은 단 한 컷도 찾아볼 수 없다. 할리우드 배우의 출연이라는 기대감이 컸기에 카메오 수준의 짧은 분량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

극을 이끌어가는 이정재와 이범수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은 명불허전이다. 두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 특히 이범수는 첫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킨다. 살기어린 눈빛, 분노, 잔인함. 뭐 하나 빠짐 없이 '림계진' 그 자체다.

20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이범수는 "우리나라 역사를 알아야 하기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영화"라며 "북한 인민군 사령관 역할이다 보니 연기하기가 싫더라. 림계진의 사상을 애써 민족주의로 해석하며 명분을 쌓으려고 노력했다"고 악역의 고충을 토로했다.

'X-RAY'라는 큰 틀 안에 여러 번의 작은 작전들이 계속 펼쳐져 긴장감을 형성한다. 빠른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 동시에 팽팽한 추격전과 전투 장면도 관전포인트다. 영화 속 배경은 북한이 점령한 인천이다. "김일성 만세"라고 외치는가 하면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글을 타깃으로 두고 사격 연습하는 장면을 통해 당시 배경을 살려냈다.
'인천상륙작전' 언론시사회 / 사진 = 변성현 기자
'인천상륙작전' 언론시사회 / 사진 = 변성현 기자
특별 출연한 배우들도 재미있는 볼거리다. 박성웅을 시작으로 김선아, 이원종, 김영애, 추성훈에다 심은하의 두 딸까지 등장한다.

이재한 감독은 "군인을 떠나 인간의 고뇌와 희생의 숭고함에 초점을 두기 위해 노력했다. 반세기 이상 지난 이야기를 21세기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진지함과 재미, 긴장감과 스릴을 두루 갖췄다"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이정재는 "나도 X-RAY 작전이나 해군 첩보 부대원들의 활약을 잘 몰랐다. 실제 임병래 중위와 홍시욱 하사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감동적이었다. 오늘 임병래 중위의 가족이 영화를 보셨다. 복도에서 만났는데 정말 짠하더라"고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범수는 "이 영화를 봐야하는 이유를 대라면 100가지도 댈 수 있다. 경쟁작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보다 한국 영화가 우리 정서에 더 맞고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애정 부탁드린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말을 마쳤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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