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미술관장'으로 일컬어지는 한국 미술평론의 1세대 이경성(82)씨가 첫 미술작품집을 낸다. 도서출판 모란이 내년 1월 15일께 펴낼 그의 작품집은 500쪽 분량의 화집 형태로, 이씨가 그동안 제작한 작품이 대부분 수록될 예정이다. 이씨는 근 10년 동안 일기 쓰듯이 먹과 아크릴 등으로 작업해 현재 수천 점을 완성해놓은 상태다. 평생 습관처럼 일기를 써온 그는 7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림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 지금까지 4회의 개인전을 국내외에서 연 바 있다. 그는 이 작품집의 출판기념회를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인전 개막식 때 가질 예정. 이번 개인전에는 80호 크기의 작품 3점을 비롯해 모두 100여점이 전시된다. 개막식 때는 또 그의 호를 따서 제정된 석남미술상의 시상식도 함께 열리며 김환기 화백의 비평집 「수화라는 멋쟁이」(가제)의 출판기념식도 겸하게 된다. '수화'는 김환기의 호로, 문화관광부는 내년 2월의 문화인물로 그를 정해 놓고 있다.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이씨는 해방 이듬해 국내 최초의 시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을 개관한 것을 시작으로 미술관과 박물관의 설립과 운영에 독보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이후 이화여대박물관과 홍익현대미술관 등을 설립하고 국립현대미술관과 워커힐미술관 등의 관장을 역임하는 등 박물관과 미술관의 대부로 크게 이바지했다. 다시 말해 27살 때 미술관장을 처음 맡은 이씨는 최근 서울올림픽 미술관장직을 떠나기까지 거의 평생을 미술관과 박물관의 관장직을 맡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모란미술관 고문직 외에는 모든 자리를 내놓은 상태다. 이씨는 1954년부터 홍익대, 연세대, 한양대, 서라벌예대, 이화여대에 출강하며 미술비평에 나서 한국 미술평론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1965년에는 한국미술평론가 협회를 창립했다. 1981년 제정한 석남미술관은 올해로 21회째를 맞았다. 이번 작품집 발간과 개인전 개최는 미술평론과 미술관 운영에 몸바쳐온 그가 직접 작품활동에서 나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보여주는 자리인 셈이다. 이씨는화선지와 캔버스는 물론 골판지 등 생활 주변에서 발견되는 종이를 이용해 작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