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테슬라의 주가 폭락으로 최고 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스톡옵션으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기업 정보 조사업체 MylongIQ 자료를 인용해 머스크의 스톡옵션 가치가 지난해 100억달러(한화 약 13조4000억원)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2018년에 23억 달러(약 3조1000억원)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 스톡옵션의 가치는 2021년 650억 달러(약 87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지난해 테슬라 주가가 65% 폭락하면서 스톡옵션 가치도 줄어든 것.

테슬라는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과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여기에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 인수 후 각종 기행으로 '오너 리스크'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MyLogIQ가 S&P 500지수에 편입된 400여 개 기업 CEO 보수를 분석한 결과 머스크 외에도 전체 CEO의 3분의 2가 스톡옵션 가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46개 사 CEO는 주가 상승으로 스톡옵션의 가치가 2배 이상 뛰어올랐다.

바이오기업 리제네론 CEO 레너드 쉴라이퍼의 스톡옵션은 700만 달러(약 93억원)에서 1년 만에 1억달러(약 1340억원) 수준으로 급등했고, 통신회사 T모바일 CEO 마이클 시버트의 스톡옵션은 2900만 달러(약 388억원)에서 3배 늘어났다.

지난해 S&P 500지수 소속 기업 CEO 중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였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지난해 피차이에게 지급한 연봉과 스톡옵션 가치는 2억2600만달러(약 3000억원)에 달했다.

애플 CEO인 팀 쿡은 9942만달러(약 1332억원)의 보수를 받으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 지분의 13%를 가진 머스크는 전기차가 주목받으면서 주가 급등으로 대부호 자리에 올랐지만, 최근 테슬라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하루 사이에도 수조 원의 재산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블룸버그는 테슬라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머스크의 재산이 전날보다 126억달러(약 16조72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의 재산은 전년 대비 1000억달러(약 134조500억원)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1640억달러(약 217조 7200억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2위다. 1위는 루이비통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가진 LVMH의 베르나노 아르노 회장(2110억달러·약 280조원)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