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덕 덕일산업 대표가 회사에서 생산하는 전동시트 스위치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유기덕 덕일산업 대표가 회사에서 생산하는 전동시트 스위치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최근 나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겼다. 매출이 거의 없음에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포드(93조원)를 제치고 제너럴모터스(GM·107조원) 시가총액에 육박한다.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할 전기 픽업트럭 모델(R1T)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수치다.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에는 한국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자동차 전동시트 스위치 모듈이 들어간다.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비) 모듈 전문업체 덕일산업 제품이다. 유기덕 덕일산업 대표는 “테슬라에 이어 리비안에도 부품을 공급하게 됐다”며 “자동차부품 강소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동시트 스위치 분야 세계 3위
덕일산업, 테슬라 이어 리비안에 車부품 공급
덕일산업은 자동차 전동시트 스위치 모듈 및 냉·난방 환기 공기조절기능(HVAC) 모듈, 차량용 실내 램프 등 부품 3000여 종을 개발·생산하는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 강소기업이다. 전동시트 스위치 분야는 세계시장 점유율 20%로 세계 3위 수준이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 등에 덕일산업의 전동시트 스위치가 연간 10만7000개씩 사용되고 있다. GM,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 해외 완성차 제조업체와 현대자동차·기아 등도 주력 고객사다. 전동시트 스위치 생산량은 월 200만 개 이상이다. 내수와 수출 물량은 각각 50% 수준이다. 작년 매출은 1720억원을 기록했다.

덕일산업은 30년 가까이 쌓아온 차량 전장부품 분야 전문성을 리비안과의 계약을 통해 또 한 번 입증했다. 내년부터 전기 픽업트럭용 전동시트 스위치를 연간 10만 개 이상 생산해 공급한다. 리비안이 연간 생산 계획을 세운 전체 물량의 절반 수준이다.

유 대표는 “리비안 측에서 덕일산업의 완성차회사 전장부품 공급 내역을 검토하고 먼저 연락해 왔다”며 “지난해 초 계약 체결 후 세부 스펙 등을 조율해 샘플 생산을 마쳤으며 새해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분야 신제품 개발 박차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유 대표는 동료 2명과 함께 1993년 덕일산업을 창업했다. 전세금을 빼서 마련한 2000만원이 자본금이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차량용 전원공급장치(퓨즈박스) 국산화에 성공했다. 개당 1만원 하는 수입 제품을 3000원에 생산해 당시 삼성자동차의 승용차 모델 SM5용으로 공급했다.

이후 기술력이 소문나면서 현대차 엑센트의 냉·난방 온도 조절 모듈, 에쿠스 전동시트 스위치 개발에 차례로 성공했다. 2017년에는 차량 실내등 전문기업 승보오토모티브(현 디아이오토모티브)를 인수했다. 현대차와 기아 9개 차종에 실내 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덕일산업은 전장부품 쪽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래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작년 초에는 운전석 쪽 속도계 화면과 대시보드 가운데 있는 에어컨 조절 등이 가능한 터치스크린을 하나로 합친 듀얼 디스플레이 모듈을 개발했다. 최근 해외 자동차부품사 LMC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전기차용 충전기 온보드차저(OBC) 개발을 마치고 완성차 회사들과 납품을 협상 중이다. OBC는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충전을 위해 사용하는 핵심 장비다. 차량이 운행 중에 자체 발전기를 통해 생산한 전기와 외부 콘센트를 거쳐 가져오는 전기 등을 차량 배터리에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충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유 대표는 “OBC 등 전기차 분야 신사업으로 2026년까지 5000억원 매출 고지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화성=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