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디지털자산 투자 금지 규약
블록체인 생태계 성장 '걸림돌'
삼성·카카오 등 해외社에 투자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의 NFT(대체불가능토큰)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정작 국내 스타트업은 이런 투자 열기에서 비켜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눈치를 보던 벤처캐피털(VC)이 암호화폐가 연계된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지 못한 결과다.

가장 활발하게 NFT 관련 투자를 하고 있는 컴투스의 투자 목록에는 대부분이 해외 업체다. 컴투스는 지난달 미국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 미시컬게임즈에 투자했다. 미시컬게임즈는 자체 개발한 ‘미시컬 이코노믹 엔진’과 ‘미시컬 마켓플레이스’ 기반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자신만의 NFT를 만들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앞서 컴투스는 애니모카브랜즈(홍콩), 캔디디지털(미국), 더샌드박스(아르헨티나) 등에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블록체인 스타트업 페이즈테크놀로지에 베팅했다. 삼성전자의 기업주도형벤처캐피털(CVC) 삼성 넥스트는 최근 마감된 페이즈테크놀로지의 1740만달러(약 205억원) 규모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페이즈테크놀로지는 NFT 특화 블록체인인 ‘플로(Flow)’를 기반으로 크리켓 NFT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크리켓 관련 NFT 시장을 공략한다.

카카오도 미국 NFT 스타트업인 슈퍼플라스틱에 투자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IT업계에 따르면 슈퍼플라스틱이 진행한 2000만달러(약 234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플라스틱은 미국 버몬트에 있는 기업으로, 3차원(3D) 가상 셀럽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NFT 기반 예술 경매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다.

메타버스 투자에도 국내 스타트업은 소외받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미국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퍼리얼에 약 35억원을 투자했다. 하이퍼리얼은 유명인을 초현실 디지털 아바타로 만드는 ‘하이퍼모델’의 제작사다.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한 VC 펀드 표준규약에 VC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부분 정부 자금으로 조성되는 VC 펀드는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암호화폐 사업을 하는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는 게 제약이 많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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