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60대 뭉친 네오스의 반란…"절삭유 청소기로 해외시장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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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탐구
공작기계 냉각유 속 이물질 청소
현대車·포스코서 품질 입증해
시니어 엔지니어 모여 창업
이동형 절삭유 청소기 출시
1대로 공작기계 20대 소화
공작기계 냉각유 속 이물질 청소
현대車·포스코서 품질 입증해
시니어 엔지니어 모여 창업
이동형 절삭유 청소기 출시
1대로 공작기계 20대 소화
![김윤상 네오스 사장이 이동형 절삭유 필터링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네오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110/01.27679307.1.jpg)
현대차·포스코에서 성능 입증
CNC 공작기계는 스핀들(회전축) 끝에 달린 공구가 회전하면서 부품 소재를 깎아내는 장비다. 요철이 일어나는 공구 끝과 부품 소재의 마찰열은 250도를 웃돈다. 22~25도의 절삭유를 투입해 열을 식혀야 부품의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사용한 절삭유는 저장탱크로 회수된 뒤 재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이면서 품질 불량을 비롯해 기계 고장, 악취가 발생할 수 있다.네오스의 절삭유 필터링 시스템은 CNC 공작기계 작업 현장의 이런 고민을 한번에 해결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절삭유에 섞인 기름, 침전물 등 대부분 이물질을 걸러내 공정마다 깨끗한 절삭유를 투입할 수 있게 한다. 네오스는 2014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오일 스키머(기름 회수 장비)를 개발한 데 이어 유수(물·기름) 분리기, 페이퍼 필터링 시스템, 마그네틱 세퍼레이터(쇳조각을 자력으로 분리하는 장비) 등을 차례대로 개발하면서 다양한 여과 단계를 갖춘 절삭유 필터링 시스템을 완성했다.
네오스는 지난 5년간 현대자동차 및 포스코와 협력사의 국내외 공장에서 제품 현장 검증을 마쳤다. 김윤상 네오스 사장은 “국내·대만산 저가 절삭유 탱크 청소기는 큰 부스러기만 제거하는 데 그쳤다”며 “구멍이 800㎛인 망을 통과한 미세칩, 슬러지, 기름 등 이물질을 다시 3㎛ 수준으로 걸러 유체 품질을 크게 개선한 것은 우리 제품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6000억원 국내 시장 선점할 것”
김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오랜 기간 설비 분야를 담당한 ‘상사맨’ 출신이다. 퇴직 후 국내 CNC 공작기계 회사에서 5년간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국내 산업 현장의 열악한 절삭유 관리 실태를 알게 된 계기였다. 그는 직접 절삭유 필터링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절삭유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만으로 국가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분야별 최고 전문가인 60대 시니어 엔지니어들을 모아 2014년 회사를 설립했다.네오스가 최근 개발한 이동형 탱크 청소기 역시 김 사장의 현장 경험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기존 절삭유 필터링 시스템에 바퀴를 달아 하루 20대의 CNC 공작기계에서 나오는 절삭유를 처리할 수 있다. 공작기계마다 필터링 시스템을 설치하기에 자금 여력이 부족하거나 공간이 비좁은 중소기업을 겨냥한 제품이다.
공작기계업계에 따르면 국내 CNC 공작기계 설치 비용 중 필터설비 투자비율은 평균 7% 수준이다. 일본 독일 등 선진국(20%)에 비해 크게 낮다. 김 사장은 “선진국 수준까지 필터설비 투자를 확대하면 국내에서만 연 6000억원의 신규 시장이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 현지 제조공장을 마련하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대상으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을 벌이는 등 글로벌 시장 선점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