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수소사업 주력
전담부서 만들고 밸류체인 구축
장기적으론 친환경 설비 확대

中企는 대규모 투자 엄두 못내
철강·정유업계는 ‘탄소 리스크’가 현실화함에 따라 친환경 신사업 등을 통한 탄소배출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버티되,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설비투자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은 포스코다. 8148만1198t을 배출했다. 이어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5곳(한국남동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이 2~6위였다. 민간 기업만 놓고 보면 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2224만5165t), 삼성전자(1113만1587t), 현대그린파워(1083만5566t), 쌍용양회(1079만4303t) 등의 순이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138개 기업 중 90곳이 온실가스 할당량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할당량을 초과하면 잔여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와야 한다. 이 비용이 재무제표상 배출부채로 반영된다.

다만 모든 기업의 배출부채가 늘어난 건 아니다. 2018년 996억원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배출부채는 지난해 318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LG화학도 117억원에서 48억원으로 줄었다. 일부 업체는 할당량 초과에 따른 배출부채를 다음 연도로 넘기는 방식으로 규모를 줄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배출부채를 회계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규모에 차이가 난다”면서도 “최근엔 대기업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저감을 핵심 목표로 삼고 적극적인 감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민간기업 중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수소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생산부터 유통·공급, 연료전지 발전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정유업체도 잇달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친환경 에너지사업 확대에 나섰다.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시멘트 업종 분야의 중소 제조업체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친환경 장치를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여기에 경기 회복으로 설비를 증설하면 탄소배출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도 부담이다.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탄소저감장치, 에너지 고효율 설비, 에너지 재활용 설비, 에너지 모니터링 설비 등이 필요하다. 문두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무 성과가 받쳐주지 못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지속할 수 없다”며 “기업의 성장전략과 공존할 수 있는 ESG 전략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민/이수빈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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