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公 '알짜 호주 광산' 판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 보유 지분을 전량 팔기로 하고 매각 공고를 냈다.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해외 사업을 매각하라는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해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지난달 30일 호주 현지법인이 갖고 있는 와이옹 유연탄 광산 지분 전량(82.25%)을 매각한다는 입찰 공고를 냈다. 법무법인 광장이 매각자문사를 맡았다. 입찰서류 제출 기한은 오는 4월 22일 오전 11시까지다.

광물공사는 “이번 매각 절차 진행 과정에서 SK네트웍스(8.5%) 경동(4.25%)이 보유한 지분도 함께 매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와이옹 광산은 자원업계에서 ‘알짜 광산’으로 통한다. 양질의 유연탄이 12억t 매장돼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최대 500만t에 달한다.

한국은 광물공사를 필두로 26년간 와이옹 광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쏟았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10월 광물공사가 호주 주 정부로부터 탐사권을 획득한 게 시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에는 광물공사가 글로벌 자원업체인 BHP의 지분 78%를 당시 1640만호주달러(약 137억원)에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에는 주정부 개발허가 승인을 얻었다.

이렇게 공을 들인 광산을 시장에 내놓은 건 정부가 광물공사에 부채 감축을 위해 해외 자산을 전부 매각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광물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6조6517억원에 달한다.

와이옹 광산이 ‘알짜’긴 하지만 제값을 받고 팔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탈(脫)석탄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석탄 수요가 기존 예상보다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와이옹 광산 매각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원업계 관계자는 “와이옹 광산을 제값 받고 팔기는 어렵더라도 생산성은 충분한 만큼 우리가 직접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