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등 6대 국산과일 소비량 2009년부터 3.6%씩 감소
국산과일 밀어내는 수입과일…과일 수입량 연평균 12% 증가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소비자의 입맛이 바뀌면서 과일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는 탓에 사과나 배 같은 전통적인 국산 과일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일 공개한 '수입 과일 품목 다양화에 따른 과일·과채 부문 영향 분석과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과일 수입량은 2010년 1억8천532억달러에서 2018년 13억7천918만달러로 연평균 11.9%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정부가 2010년 이후 미국과 페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외국 과일의 수입 문턱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수입 품목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다.

2000년 9개 품목에 불과하던 수입 과일의 품목 수는 2018년 기준으로 석류와 두리안, 파파야, 용과 등 다양한 온대·아열대 과일을 포함해 18개로 늘었다.

수입과일의 1인당 소비량은 2000년 6.8㎏에서 2018년 15.1㎏으로 연평균 4.6% 증가했다.

보고서는 "소비자의 수입과일 구매 경험이 늘면서 선호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과일 밀어내는 수입과일…과일 수입량 연평균 12% 증가
반면 국산 과일의 전체 재배면적은 2000년 17만3천㏊에서 2018년 16만5천㏊로 연평균 0.3%씩 감소했다.

특히 사과, 배, 감귤, 단감, 포도, 복숭아 등 6대 과일의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매년 1.9%의 감소세를 보여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6대 과일 소비량은 2000년 47.7㎏에서 2009년 48.6㎏으로 완만하게 늘다가 2009년 이후에는 연평균 3.6% 감소하면서 2018년에는 34.9㎏까지 줄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과일 수입량 확대 및 품목의 다양화 추세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과일의 재배면적을 더욱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산 과일 재배면적 감소는 바나나, 오렌지 등 전통적인 수입과일보다는 망고나 파파야 등 최근 들어 수입량이 많이 늘어나는 신품목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과일 중 사과와 복숭아의 2019∼2030년 누적 감소 재배면적은 각각 890㏊, 1천960㏊로 추정돼 다른 과일보다 감소 폭이 컸다.

보고서는 "과일 수입 양상이 변화하면서 향후 국내 과일·과채의 생산기반이 지금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시장개방 확대에 맞서 국내 과일 수급 안정을 위한 3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시장 개방 폭이 더 확대될 것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기존 FTA 피해 보전사업을 보완해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더는 유지할 수 없을 경우 농업 통상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소비자의 입맛과 추세 변화에 맞는 생산과 공급이 이뤄지도록 과일 산업의 체질 개선도 요구했다.

맛과 기능성이 우수한 고품질 우량 품종을 개발하고 농가가 다양한 신품종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민·관·학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어 국산 과일을 홍보하고 소비를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