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제 추락이 관련 지표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2월 셋째주 들어 숙박업과 음식점, 면세점 매출 감소율이 작년의 10~40%로 치솟았고, 영화관·놀이공원을 찾는 사람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코스피지수가 5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되는 등 금융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 폭격'에…면세점 매출 -40%·영화관람 -57%·항공기 탑승객 -84%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7~21일) 숙박업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5% 감소했다. 1월 셋째주만 해도 보합(0.0%) 수준이었으나 이후 넷째주 0.9% 감소로 돌아선 데 이어 -17.7%(2월 첫째주), -10.8%(둘째주) 등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면세점 매출은 1월 셋째주에는 14.3% 감소했으나 이달 셋째주엔 40.4% 감소로 낙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백화점 매출(-12.2%→-20.6%), 음식점 매출(-0.5%→-14.2%)도 추락했다. 다만 집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늘면서 온라인쇼핑은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 이달 첫째주 4.2% 성장한 데 이어 둘째주(15.0%)와 셋째주(14.7%)에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놀이공원과 영화관을 찾는 발길은 뚝 끊겼다. 이달 셋째주 놀이공원 이용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3%, 영화관람객은 57.0%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들이 외출을 꺼린 영향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외국인 방문객은 이달 셋째주 48.1% 감소했다. 국내 거주자를 포함한 항공기 탑승객 감소율은 84.4%에 달했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은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감지됐다.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날이 며칠 안 됐는데도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 대비 3.1% 감소했다. 구제역과 한파가 겹쳤던 2011년 2월(-7.0%) 이후 8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설비투자(-6.6%), 산업생산(0.1%)도 부진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달 들어 급증한 만큼 2월 지표는 이보다 훨씬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소비 생산 수출 등 실물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하고,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비상시국이라는 엄중한 인식 아래 민생경제·금융시장 안정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