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만큼 주문해 파는 주류 유통 플랫폼 선봬
수제맥주 스타트업 벨루가, 이번엔 '주류 유통' 판 바꾼다

“전세계 어디의 수제맥주라도 원하는 만큼만 들여와 팔 수 있다면?”

국내 최초로 야식 및 수제맥주 정기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던 ‘벨루가’가 콘솔 물류를 결합한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주유 유통 플랫폼을 선보였다. 콘솔이란 콘솔리데이션(consolidation)의 앞글자를 딴 물류업계 용어다. 한 컨테이너에 한 회사 상품만 싣는 게 아니라 물류 규모가 작은 여러 업체의 물건들을 한 컨테이너에 한데 모아 운송하는 방식이다. 주류 공급 업체들은 예상 수요만큼만 맥주를 발주한 후 콘솔 방식으로 상품을 들여와 저장 창고를 공유하며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수제맥주 스타트업 벨루가, 이번엔 '주류 유통' 판 바꾼다

벨루가는 자체적인 맥주 유통 플랫폼 서비스 ‘벨루가 비즈니스’를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유통질서를 그대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로 옮긴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O2O 사업 형태와는 달리 도매상과 공급사, 일반 상점 등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지 않는다. 발주 누락과 배송 사고로 어려움을 겪었던 도매상은 발주 내역과 거래처 관리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공급사를 찾아 직접 연락 가능하다. 공급사는 취급하는 상품을 플랫폼에 등록해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다. 상점은 가게 특성에 맞는 상품을 검색해 원하는 만큼 발주하면 된다.

김상민 벨루가 대표는 “지금까지 독일산 수제맥주 A 상품과 벨기에산 B 상품을 수입할 때 개별 컨테이너에 유휴 공간을 남긴 채 들여왔다면, 벨루가는 이들을 한 컨테이어에 모아 운송한 뒤 공유 창고에서 대신 보관·관리해준다”며 “맥주를 파는 공급상이라면 누구나 거래수수료 없이 맥주를 납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벨루가에서 유통하는 수제맥주 종류는 한국, 미국, 독일, 벨기에, 스웨덴, 네덜란드 등 18여개 국가의 200여 브랜드다. 올해 하반기 중 와인 등 다른 주종까지 취급 상품을 넓힐 계획이다.
수제맥주 스타트업 벨루가, 이번엔 '주류 유통' 판 바꾼다

벨루가의 유통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수요를 먼저 파악하는 크라우드 펀딩 개념을 활용한다.

맥주 공급사가 플랫폼에 맥주 상품 정보와 예상 공급일, 발주가 성사되기 위한 ‘목표 달성’ 수량 등을 입력하면 상품 수주가 시작된다. 개별 상점들은 원하는 맥주를 골라 예약 수량, 발주 요청 사항 등 입력해 예약 발주를 한다. 이후 목표 수량을 달성하면 맥주 공급사는 미리 파악한 수요량만큼 해당 상품을 해외에서 수입해 납품한다.

김 대표는 “저렴한 가격에 많은 수제 맥주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은 출고량 기준 약 2000억원 규모로 전체 맥주 시장의 0.4% 정도다. 5년 이내 점유율은 10% 수준(약 6000억원 규모)으로 덩치를 키울 것으로 보고있다.

벨루가는 2017년 4월 안주와 수제맥주를 함께 묶어 배송하는 맥주 정기구독 서비스를 개발한 업체다. 사업 시작 당시 ‘음식과 함께’ 주류를 배송하는 것은 합법이었다. 그러나 주류 통신판매 관련 고시가 ‘음식과 함께’에서 ‘음식에 부수한 형태’로 변경되면서 벨루가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2017년 11월 음식 비중을 높여 맥주 정기구독 사업을 재개했다.

지난 5월 국세청이 주류고시 위반 여부를 다시 조사하면서 “일반 배달음식점과 다른 형태로 회원을 모집해 선결제를 받고 정기적으로 배달하거나 주류 위주로 마케팅하는 행위 등은 고시 위반 행위”라고 통보하자 벨루가는 기존 정기구독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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