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엿새째 하락세를 지속해 배럴당 60달러 선이 무너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 9일 전날보다 3.2%(1.95달러) 급락한 59.2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원유 증산 현실화… WTI, 60달러선 무너졌다
올해 WTI 가격이 6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도 전날 대비 3.1%(2.02달러) 하락한 62.79달러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원유 증산 가능성을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유전 정보회사 베이커휴즈는 미국이 가동한 원유채굴기 수가 전주 대비 26개 늘어난 791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주 연속 증가세이자 개수로 따지면 지난 1년간 최대 수준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중반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노력과 러시아의 협조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상대적 고(高)유가를 관망하던 미국 셰일업체들이 생산을 본격화하자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1월 마지막주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전주 대비 33만2000배럴 증가한 1025만1000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EIA가 집계를 시작한 1983년 이후 최대치다. EIA는 올해 원유 생산량이 하루 1059만 배럴에 도달하고 내년에는 1118만 배럴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