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해브앤비 대표와 이우춘 도스코 대표는 27일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제100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최명배 한빛회 회장, 이진욱 대표, 이우춘 대표,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 한국무역협회 제공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와 이우춘 도스코 대표는 27일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제100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최명배 한빛회 회장, 이진욱 대표, 이우춘 대표,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 한국무역협회 제공
화장품업체 해브앤비와 자동차 부품업체 도스코는 글로벌 기업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는 수출기업이다. 2014년 335억원이던 해브앤비의 매출은 지난해 2371억원으로 3년 새 일곱 배 이상으로 뛰었다. 수출 비중은 22.8%나 된다. 포드, 크라이슬러, 닛산,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도스코는 지난해 기록한 매출 373억원 중 90% 이상을 해외에서 올렸다.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15% 넘게 늘어난 420억원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의약품 같은 화장품으로 성공

제100회'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이우춘 도스코 대표
2015년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는 글로벌 화장품기업인 에스티로더에서 이메일을 받았다. 글로벌 사업파트너로 투자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사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한 이 대표에겐 기회였다. 글로벌 기업에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해브앤비는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했다.

해브앤비가 2005년 선보인 브랜드 닥터자르트(Dr.Jart+)는 피부과 의약품 같은 화장품으로 소비자의 입소문을 탔다. 닥터자르트는 이 대표가 2년여간 피부과 전문의 21명의 자문과 연구 성과를 종합해 내놓은 토종 브랜드다.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은 피부 관리와 기초화장을 합친 비비크림이었다. 닥터자르트 비비크림은 얼마 안 돼 관련 제품군 판매 1위에 올랐다. 의약품 콘셉트의 화장품이 큰 성공을 거두자 후속 제품의 기능성을 더 강화했다. 2012년 피부 보습 제품인 세라마이딘 크림, 2015년 보습 마스크팩인 더마스크, 지난해 피부 회복 크림인 시카페어를 연이어 출시해 국내외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다.

해브앤비는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중국에 매달릴 때 미국과 유럽 문을 두드렸다. 닥터자르트 출시 이듬해인 2006년부터 미국 캐나다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진출했다. 2011년에는 미국 화장품 편집매장인 세포라에 비비크림을 입점했다. 현재 미국 868개 세포라 매장에서 96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유럽 14개국 세포라 매장 798곳과 독일 유통업체인 두글라스 매장 115곳에 입점했다. 이 대표는 “6년 전 글로벌 유통업체 매장에 처음 입점했을 때만 해도 매장 한쪽에 그들이 요구한 제품만 공급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닥터자르트 단독 부스에 우리가 선정한 제품을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로 외환위기 극복

제100회'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이우춘 도스코 대표
이우춘 도스코 대표는 1997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제품 발주가 뚝 끊긴 상황이었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 도스코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2차 협력사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도스코는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공급업체 보그워너의 최장수 협력사 중 하나다. 외환위기 때 보그워너에 제품을 공급하던 업체가 무너지면서 그 자리를 꿰찼다. 100만달러 규모의 엔진 샤프트 공급을 시작으로 현재는 유압제어 장치인 솔레이노브 밸브에 쓰이는 긱종 부품을 공급 중이다.

이 대표는 “보통 부품 공급 계약은 시험 생산부터 따져서 2년 정도 걸리는데 기존 협력사가 부도가 나면서 보그워너에서 바로 납품을 의뢰했다”며 “해외 업체와의 안정적인 거래망을 갖추면서 회사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엔진 부품에 이어 자동변속기 부품까지 견적 의뢰가 들어왔다. 도스코는 가장 큰 매출처인 보그워너 외에도 아메리칸엑슬 등 세계 12개 부품사와 거래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와도 부품 공급을 앞두고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

도스코는 30년 이상 쌓은 정밀가공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일본 도쿄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비즈니스상담회와 전시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개당 몇백원 하는 차량용 부품을 팔아서 수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절삭 가공 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부품 설계·생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