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보험사 가용자본 46조 감소
보험업계가 2020년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면 가용자본이 무려 46조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재린·황인창·이경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용자본 산출 방식에 따른 국내 보험회사 지급여력 비교’ 보고서를 통해 보험 재무회계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적용할 경우 이같이 분석된다고 6일 밝혔다.

생명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2014년 말 67조원에서 23조원으로, 손해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22조원에서 20조원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부터 시행 예정인 IFRS4 2단계는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시가 방식의 보험부채가 원가 방식의 보험부채보다 큰 손실계약은 보험부채를 증가시켜 가용자본 감소를 가져온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해 상당한 규모의 손실계약을 보유한 국내 생명보험사에는 상당한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 또 새 회계기준은 보유계약의 장래 이익은 가용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보험업계의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 비율인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 비율)은 급락한다. 생명보험업계는 RBC 비율이 311%에서 83%로 떨어지고 손해보험업계는 243%에서 182%로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업계 전체의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에서 올해 적용한 새 자본규제제도 솔벤시Ⅱ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솔벤시Ⅱ는 IFRS4 2단계와 마찬가지로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지만, 보유계약의 장래 이익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