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관련 거래서 손실..이중거래 아니다"

미국 주택시장의 위기가 한창 심화되던 2007년 초 골드만삭스는 오랜 거래처이던 미국 최대의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와무,WaMu)이 발행한 모기지 기반 증권을 고객들에게 많이 판매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수개월 전에 모기지 시장이 붕괴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지만 투자자에 대한 증권 판매는 계속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다른 트레이더들은 와무의 주식과 여타 관련 상품들이 하락할 것이라는 쪽에 베팅을 하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최근 공개된 금융위기 전후의 의회 자료를 인용, 골드만삭스가 3년 전 와무 상품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하면서도 고객들에게는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이런 투자 포지션은 와무가 파산할 경우 1천만 달러의 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추산됐으며 여타 와무 상품에 대한 반대 투자로 25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와무는 이후 모기지 부담 증가로 파산했고 2008년 9월 업무도 종료됐다.

골드만삭스의 이런 고객에 대한 이중적인 투자행태는 지금까지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증권 판매를 통해 와무의 모기지 시장 투자자 확보를 도와주는 한편으로 와무가 파산할 것으로 예상해 회사는 반대방향으로 투자한 것은 고객의 이득에 상충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NYT는 골드만삭스가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회가 있을 때는 고객에 앞서 회사의 이익을 위해 거래에 나선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회사가 보유한 많은 고객정보를 활용, 트레이더들이 더 많은 이득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골드만삭스는 보유주식에 대해 반대방향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 의문이 제기될 수 있었지만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런 상황도 극복하게 했다.

루카스 반 프라그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회사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식을 팔거나 크레디트 보호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일반적인 업무행태"라면서 회사가 고객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투자를 한 것에 어떤 부적절한 점도 없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와무 외에 베어스턴스와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에 대해서도 반대투자를 해 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의 이런 투자방식이 불법적인 것은 아닐지 몰라도 고객의 이익과 상충하기 때문에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문제를 일으킬 소지는 항상 잠재돼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측은 NYT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2007~2008년 중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부채담보부증권(CDO) 거래에서 12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반박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와무와 관련된 거래는 이중적인 매매가 아니었다"면서 "고객의 이익을 항상 최우선으로 삼아왔다"고 설명했다.

(뉴욕.서울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박용주 기자 satw@yna.co.kr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