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은 "선진국에서는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번지고, 실물위기가 사회위기로 전이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량 해고가 없는 등 아직 위기가 시작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23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147회 경총 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한국산업의 미래와 정부 구상'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비교적 잘 버티는 이유로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400%에서 90%로 줄어드는 등 건전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체력이 좋아진 점을 꼽았다.

또 고환율로 말미암아 수출기업의 수출환경이 좋아진 데 따른 반짝 효과도 한몫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체로 예측하기 어려우며 인간의 심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사람 사이에 긍정적인 생각이 많이 퍼지면 경제가 좋아질 수 있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하면 경제는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해외시장에 의존하는 `스몰 이코노미'로 세계 경제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세계 경제상황이 좋아지면 그 상승 흐름을 타고 좋아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세계 경제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아 상황이 호전될 때 앞으로 치고 나가 과실을 많이 따먹으려면, 공공부문을 개혁해 효율성을 높이고, 공공부문의 파이를 민간에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규제를 완화하고, 세계화를 통해 개방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대적 저항에 부딪혀 후퇴 조짐마저 보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DNA가 있다"며 "다른 산업분야와 비교해 틈새시장이 많은 금융산업을 포함한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과도한 규제 탓에 금융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초등학생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