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현대차가 BMW 등과 함께 크게 약진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자동차 산업 구조 개편 과정에서 차상위 그룹이 부상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보고서에서 경제 위기 충격이 덜하고 대응능력이 큰 '약진가능 그룹'에 현대차와 유럽의 피아트, 폭스바겐, BMW를 꼽았다. 기존 선도업체를 제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연구소는 "지금은 기존 선두업체들이 주춤하고 있는 재편기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현대차에 대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채비율을 줄이고 품질경쟁력을 높여왔다고 평가했다. 또 신흥시장 비중이 41.4%로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 중 최고 수준이어서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선전 중이라는 것이다.

BMW는 고급차 전문업체로서의 브랜드와 기술력이 높게 평가됐으며,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 선점과 플랫폼 당 모델 수를 늘리는 플랫폼 공용화 전략이 강점으로 꼽혔다.

기아차의 경우 충격과 대응능력이 모두 작다며 현재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반면 위기에 몰린 GM과 포드는 고임금과 과다한 복지비용, 대형 SUV에 편중된 제품 구조 등으로 경쟁력이 약해 쇠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업체는 경제 위기에 엔화 고평가가 겹치면서 일시적 감산 등으로 점유율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연구소는 "대규모 공급과잉을 안고 있는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차상위 그룹이 부상하면서 옥석이 가려지는 구조 재편이 진행될 것"이라며 "시장흐름에 둔감하고 고비용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불변의 진리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가 부상해 향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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