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경기 전망을 당초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 회복에서 내년 이후 회복 가능으로 한걸음 후퇴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다르면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에 참석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월 전망 이후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며 “적어도 내년은 돼야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EU집행위는 지난 1월19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유로존의 성장률은 -1.9%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내년엔 0.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이날 알무니아 집행위원의 언급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경제전망을 수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럽 경제가 내년에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에 내년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0%로 낮췄다.유로그룹에 이어 이어 열린 EU 27개국 재무장관회의에 제출된 EU 정책보고서는 구체적인 전망수치를 담고 있진 않지만 “내년에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EU의 경기부양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현재 EU 각국이 발표한 경기부양책은 EU 국내총생산(GDP)의 3∼4% 규모다.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겸 재무장관(유로그룹 의장)은 “유럽과 유로존 국가들은 필요한 조치들을 취했으며 현재로선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효과는 내년으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재정적자 위에 또 적자를 쌓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