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채용도 급감..대기업 미정

금융팀 = 올해 상반기에 금융회사와 공기업들이 정규직을 뽑지 않거나 채용 인원을 대폭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아직 공채 계획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공무원 채용 인원을 작년보다 8천 명이나 축소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가 그 어느 해보다 힘들어지게 됐다.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공공기관의 인턴 채용을 확대하고 있으나 고용 기간이 10개월 안팎에 불과해 연말이 되면 이들의 재취업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부와 금융기관, 산업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16개 은행 가운데 14곳은 상반기에 정규직 신입 사원을 선발하지 않기로 했거나 채용 계획이 불투명하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은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에 걸쳐 공채를 할 예정이다.

이중 기업은행은 연간 채용 규모를 작년의 절반 수준인 총 200명 안팎으로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만 200명 내외를 공채할 계획으로, 작년 연간 채용 인원보다 50% 줄어든다.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대우증권.현대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상반기에 신입사원 공채 계획이 없으며 하반기 채용 규모는 경기와 금융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계획이다.

보험업계의 경우 삼성생명.대한생명, 삼성화재 정도만 작년 수준의 신입 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며 나머지 보험사는 결정을 못했거나 줄일 예정이다.

공기업들은 정부의 경영 효율화 계획에 따른 인력 축소 때문에 정규직 고용을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와 신용보증기금,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이 없거나 어렵다는 입장이며 하반기도 불확실하다.

대부분의 대기업 역시 경영 여건이 나빠지자 아직 공채 계획을 못 세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채용 규모를 줄이는 대기업도 있겠지만 아예 계획을 못 잡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에 대한 구직자의 선호도는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올해 공무원을 작년보다 25%나 줄어든 2만3천793명 채용할 예정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청년인턴 채용 규모를 작년 2천875명에서 올해 9천300여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은행과 증권사들도 정부의 독려에 따라 올해 인턴을 각각 5천300여 명, 800~900명 뽑을 예정이다.

하지만 인턴의 근무 기간은 6~12개월이고 정규직 전환이 보장되지않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4분기에 접어들면 이들이 다시 고용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