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의 러시아시장 공략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동안 채무불이행 선언과 정치적 불안 등으로 경제상황이 악화돼 가전업계의주요 시장에서 제외됐던 러시아가 올초 오일특수로 소비시장이 확대되고 고급 제품수요층이 증가함에 따라 동유럽의 새로운 가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독립국가연합(CIS) 총괄본부는 이달 초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에 대규모 디지털 전시관인 `갤러리 삼성'(Gallery Samsung)을 개관했다. 삼성은 전시관 개관을 계기로 러시아내 `국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은물론 고부가가치 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즉, 컬러TV나 VCR가 러시아 국민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기존 가전시장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러시아 고소득층을 상대로 한 프리미엄 가전 제품 판매에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전시관에 디지털 캠코더와 휴대폰 등 미래형 컨셉의 모바일 제품과 PDP 및 LCD등 삼성전자가 캐시 카우로 육성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어들이 다수 전시됐다는 점은 삼성의 이같은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 CIS 총괄은 러시아 경제의 활력이 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2-3년내 러시아 수출과 현지법인매출이 1조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과거 대우그룹 시절 세계경영의 기치를 들고 동유럽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던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도 다시 한번 러시아 공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대우일렉트로닉스 김충훈 사장은 지난달 30일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서 정태익주 러시아 대사와 현지 딜러, 언론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50인치 PDP TV, 60인치 LCD 프로젝션 TV등 프리미엄 디지털 영상가전 출시를 발표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워크아웃 이후 해외에서 신제품 출시 발표회를 가진 것은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러시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프리미엄 디지털 영상가전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러시아를비롯,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CIS지역으로 판매전선을 넓히고 이지역의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고급 브랜드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LG전자[66570]도 전자레인지와 청소기 등 중.저가 가전제품이 주로 팔렸던 러시아 시장에서 지난해 PDP TV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현지 특화형 드럼세탁기가매출 5배를 기록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제품의 러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러시아 지역 가전수출 규모는총 1억1천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2.1%나 증가했고 연간 수출액도 지난 2001년에 1억7천4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9천900만달러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