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권이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부진에 타격받아 내년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지 모른다고 유럽연합(EU) 집행위가 4일(이하 현지시간) 내다봤다. 집행위는 유로권 12개국이 내년 1.4분기 기껏해야 0.2% 성장을 이루거나 아니면0.2% 위축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는 민간기관들의 전망치인 0.3% 증가에 비해어두운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5일 소집되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이사회가 금리를 당초 예상된 0.25%가 아닌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빔 두이젠베르크 총재를 비롯한 ECB 간부들은 최근 잇따라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집행위는 올 4.4분기의 경우 유로권 국내총생산(GDP)이 0.2-0.5% 성장할 것이며 올해 전체로는 성장률이 0.8%로 예상된다는 종전 관측을 유지했다. 유로권은 지난 3.4분기 0.3% 성장한 바 있다. 유로권은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집행위는 그러나 "유로권이 내년 전체로는 견실한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단계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본 판단은 유지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올 4.4분기는 "소비가 (여전히) 위축되는데 영향받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자크 카일룩스 연구원은 "독일이 문제"라면서 "더블딥(이중하강: 경기 회복기에 또다시 침체되는 현상) 가능성이 완연하다"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의 런던 소재 크리스텔 렌두 드 린트 연구원도 "독일의 향후가 관건"이라면서 "독일 경제가 호전되지 않으면 유로권이 계속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독일의 실업자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만명을 웃돌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여기에 이라크전 위협이 계속되고 기업 투자도 여전히 위축돼있음을 상기시켰다.렌두 드 린트는 따라서 "내년 하반기 전까지는 (유로) 경제가 모멘텀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독일이 계속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반해 이탈리아, 프랑스 및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브뤼셀 AFP=연합뉴스) jksun@yna.co.kr